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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키르기스 과도정부’ 신경전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유혈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 나라에 군 기지를 둔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는 새로 들어선 과도정부를 즉각 인정하고 군대까지 추가 파견하는 등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축출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과 과도정부 중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신중한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러시아보다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대응 방식을 놓고 미국의 고민이 깊은 탓이다.



미국, 어느 편도 안 들고 주시
러시아, 즉각 승인 후 파병

◆고민하는 미국, 느긋한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8일 외국 지도자들 중 처음으로 로자 오툰바예바 전 외무장관이 이끄는 키르기스 과도정부를 승인했다. 오툰바예바도 러시아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곧 모스크바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어 자국민 보호를 명목으로 공수부대원 150명을 비슈케크 인근의 자국 공군기지(칸트 기지)로 파견했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와 안정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원칙적 발언만 했다. 새 정부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런 차이는 바키예프 정권 몰락이 러시아엔 유리하나 미국에는 불리하게 돌아가는 탓이다. 미국은 수도 비슈케크에서 20㎞ 정도 떨어진 마나스 공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전 수행을 위한 보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이 미군 기지를 통해 병력과 군수 물자가 아프간으로 들어간다. 탈레반 소탕 작전에는 생명선 같은 기지다.



새로 실권을 잡은 키르기스 야당 세력은 그동안 바키예프 정권이 너무 싼 값에 기지를 빌려주고 있다며 정부를 비난해 왔다. 미국에 대해서도 바키예프 정권을 지원한다며 비난의 화살을 날려왔다. 지난해 키르기스 의회는 마나스 기지 폐쇄를 결의했지만 미군이 기지 임대료를 연 1700만 달러(약 190억원)에서 6300만 달러로 인상해 주기로 하면서 결정을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마나스 기지가 폐쇄될지 모른다고 본다. 야당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바키 베시모프는 “새 정권의 대외정책 방향이 미국에서 모스크바 쪽으로 더 기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나스 기지에서 30㎞ 떨어진 곳에 칸트 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가 느긋한 이유다.



◆바키예프 저항 계속=혼란 사태는 진정돼 가고 있다.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추가 유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향인 키르기스 남부 잘랄아바드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바키예프는 8일 러시아 라디오 방송 ‘모스크바의 메아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직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군과 경찰이 과도정부의 통제하에 있으며 나는 실질적 영향력을 상실했다”면서도 “지난해 7월 대선에서 77%의 지지율로 당선된 내가 사임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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