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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김중수 한은 총재 첫 금통위 … 전임 총재와 온도 차

중앙은행 총재, 권위와 영예가 따르는 자리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금융시장은 춤을 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다. 잠깐 발을 헛디디면 경제가 흔들린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숙명이다. 그래서 어려운 자리다.



“민간 자생력 회복 판단돼야 출구전략 … 현재 가계부채는 위험하지 않다”

한국은행의 새 수장이 된 김중수 총재가 9일 데뷔전을 치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그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14개월째다. 예상했던 결과라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관심은 새 총재의 입에 쏠렸다. 그의 발언을 읽으면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을 아꼈다. 자기 생각과 금통위 전체의 견해를 구분해 밝힐 정도로 신중했다.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의 큰 틀은 이성태 전 총재가 주도했던 지난 3월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물가는 안정적이나, 불확실성은 상존한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하지만 ‘김중수호(號)’는 이성태 체제와는 미묘하지만, 다른 색깔을 드러냈다. 취임사 때 밝힌 대로 그는 국제공조를 강조했다. 통화정책 방향 발표문에는 전에 없었던 세계경제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운용 면에서도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궁극적 출구전략인 기준금리 조정과 관련해서는 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김 총재는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됐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가 건실하게 안정을 유지하며 발전하느냐가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때가 때인 만큼 일단은 ‘물가 안정’보다 ‘경제 성장’을 더 우선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이 전 총재의 답변과는 거리가 있다. 이 전 총재는 “금융완화 기조를 점점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뜨거운 감자가 된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도 온도 차가 뚜렷했다. 김 총재는 “현재의 가계부채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근거로 빚을 내 집을 산 계층은 중상위층인데다, 빚보다는 금융자산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을 내세웠다.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의 140%나 되기 때문에 부채를 조정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던 이 전 총재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날 김 총재의 발언으로 더 굳어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정부의 코드에 맞춰 끌려가리라고 비춰지는 걸 경계했다. “정부와 한은의 관계를 ‘갑’과 ‘을’로 보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도 했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역할을 강조하는 그의 발언에 대해 아직은 긴가민가하는 분위기다. 아예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그가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오히려 정부 입김이 더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다. 이는 정부 출범 초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그의 경력에서 비롯한 것일 수 있다.



금리 인상의 때를 놓치면 물가 불안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경제는 다시 흔들릴 위험이 있다. 이를 막는 게 중앙은행이고, 이를 위해 주어진 게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자율성이다. 시장의 시각과 자신의 생각 사이의 격차를 줄이겠다던 김 총재의 말, 이젠 실천이 남았다.



글=김종윤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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