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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경찰서 개소식 맞춰 3탄 제작...못말리는 콘텐트 사랑

드디어 일본. 도쿄 생활의 첫 보금자리가 된 곳은 이 도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오다이바에 있는 외국인 기숙사다. 저 멀리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지도를 들고 서성이는 관광객들로 가득한 동네. 도쿄에서 맞는 첫 주말, 여행 온 기분으로 기숙사 주변을 산책하다 한 건물을 발견하고 환호했다. 바로 ‘도쿄 완간(灣岸)경찰서’다. 10여 년 전, 필자를 처음으로 ‘일드(일본 드라마)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踊る大搜査線).’ 바로 그 작품의 배경이 된 ‘성지(聖地)’에 이렇게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얏호.

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문화: '춤추는 대수사선'의 고향 오다이바

“사건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거야”라는 대사로 유명한 ‘춤추는 대수사선’은 일본에서 가장 히트한 콘텐트 중 하나다. 도쿄 해안가의 완간경찰서를 배경으로, 아오시마(오다 유지ㆍ사진), 스미레(후카쓰 에리) 등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형사들이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렸다. 1997년 후지TV에서 처음 드라마로 방영됐고,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98년 제작된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완간경찰서 사상 최악의 3일간’은 일본 실사영화로는 처음으로 흥행 수입 100억 엔 고지를 넘었다. 2003년 개봉한 제2탄 ‘춤추는 대수사선-레인보우 브리지를 봉쇄하라!’는 173억5000만 엔의 수입을 올리며 지금까지 역대 일본 실사영화 흥행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요즘 완간경찰서는 다시 들썩이고 있다. 2편 제작 후 7년 만에 만들어지는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제3탄이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3편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바로 실제 ‘완간경찰서’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점. 처음 드라마가 나올 때만 해도 오다이바는 지금의 화려함을 상상할 수 없는 그저 허허벌판의 공터였다고 한다. 드라마 속의 ‘완간경찰서’ 역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를 위해 허구로 만들어진 공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오다이바 개발이 이뤄지면서 이곳을 관리할 경찰서가 필요해졌고, 바로 그 상상 속의 ‘완간경찰서’가 2008년 초 실제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실제 경찰서의 개소식에 맞춰 제작을 시작한 세 번째 영화가 과연 전편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한번 애정을 가진 콘텐트에 대해서는 끈기 있게 충성심을 보여주는 게 일본 문화소비의 특징인 만큼, 3편 역시 무난하게 전편의 기록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는다. 게다가 2편까지 말단 형사에 머물렀던 주인공 아오시마 형사가 3편에서는 마흔에 계장으로 승진한다 하니, 이번 작품이 성공할 경우 ‘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가 주인공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는 초장수 콘텐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1969년 첫 편이 시작된 후 96년 남자 주인공 토라 역의 아쓰미 기요시가 사망할 때까지 31년간 48편이 만들어진 영화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처럼 말이다.

영화에도 물론 나오겠지만 오다이바의 밤은 유난히 아름답다. 기숙사 베란다에 나가보면 밤늦게까지 불을 밝힌 완간경찰서는 물론, 건물들 너머 색색의 빛을 내뿜으며 정박해 있는 배들이 보인다.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홀짝이며 야경을 즐기다 문득 깨달았다. 아니, 이것은 한국에서도 끈기 있게 지속해 왔던 ‘건어물녀’의 일상이 아니던가. 건어물녀의 본고장인 일본까지 찾아와 그 생활을 뚝심 있게 이어나가는, 참으로 불필요한 끈기의 소유자라 아니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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