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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화·기초반 잘 정착시켜 조는 학생 없게 하자

한국의 고등학교 교실에선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이 3분의 1이다. 멍하니 딴생각을 하거나 다른 책을 보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연구기관이 한국·미국·중국·일본 등 4개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학업 수준이 각기 다른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놓고 중간쯤에 맞춰 가르치다 보니 잘하는 아이들은 너무 쉬워서, 반대로 못하는 아이들은 무슨 소린지 몰라서 꾸벅꾸벅 졸 수밖에 없는 것이다.



2학기부터 일반고들이 영어·수학 과목에 대해 심화(深化)·기초반을 운영토록 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안은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우수 학생들은 심화반에서 특목고 수준의 강의를 듣고,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기초반에서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으니 양쪽 모두 졸면서 수업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될 것이다. 방과 후에 따로 수준별 수업을 하는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찾아다녀야 했던 불편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새 제도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심화·기초반 이수(履修)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해 대입 때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활용토록 한 점이 부작용을 낳을 거란 지적이 대표적이다. 심화반이야 별 문제가 없지만 기초반은 ‘학력 미달’로 낙인이 찍혀 불이익을 볼 테니 학생들이 수강을 꺼릴 게 뻔하단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도 낙오하지 않게 돕겠다는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 잘해야 반쪽짜리 성공밖에 거두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런 사태를 막자면 학생 선발 권한을 가진 대학의 협조가 절실하다. 심화반 아이들에게 점수를 더 주듯이 기초반을 이수한 뒤 성적이 올라간 아이에게도 가점의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 못지않게 각고의 노력으로 바닥이었던 성적을 끌어올린 학생도 높이 평가해 주자는 얘기다. 그렇게 대입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만 새 제도를 활용하는 학생이 많아질 터다. 그게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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