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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슬픔을 인간애로 승화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

“너희들이라도 살아 돌아와 고맙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니?” 그제 천안함 생존자들을 만난 실종 장병 어머니들의 첫마디는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실종자의 어머니들은 살아 돌아온 장병들의 안부부터 물었다. 원망하거나 질책하기는커녕 친자식을 대하듯 얼굴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동고동락(同苦同樂)하던 동료들을 차가운 서해바다에 남겨둔 채 살아남은 생존 장병들은 “같이 못 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함께 오열했다. 자식을 잃은 슬픔과 전우(戰友)를 잃은 자책감이 고귀한 인간애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고통과 원망까지도 뛰어넘은 실종 장병 어머니들의 숭고한 휴머니즘 앞에 우리는 할 말을 잊는다.



가족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이날 만남에서 그들이 궁금해한 것은 실종자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 형제가 마지막 순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고, 또 얼마나 씩씩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다”는 생존 장병들의 증언 한마디에 “이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한 어머니도 있었다. “내 자식 살리겠다고 남의 자식 죽는 꼴 못 보겠다”며 수중 탐색·구조 작업까지 중단시킨 그들이다.



하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선체가 인양되고, 실종 장병들이 한 명 한 명 싸늘한 주검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들은 참기 힘든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다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을 기리고, 그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무다. 자식과 남편, 형제를 잃은 그들의 삶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영속성은 유지되기 어렵다.



하지만 당장 6개월 내에 해군 아파트를 비워줄 걱정부터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처지다. 실종된 16명의 사병들의 경우 3600만원의 일시금과 월 94만원의 보훈연금이 보상금의 전부다. 법이 문제라면 법을 고쳐서라도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된 장병들에 대한 예우를 높여야 한다. 국가의 의무이자 국격(國格)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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