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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비난 피하려? … 용산구 신청사 슬그머니 업무 시작

용산구는 8일부터 이태원의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용산종합행정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청사는 “너무 호화롭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 부근에서 제일 큰 건물이 (구청)청사네요. 번쩍거리고 웅장한 게 편안해 보이지는 않아요.”



8일 서울 이태원의 용산구청 신청사(이하 청사) 앞. ‘용산구청’이라는 팻말 대신 ‘용산종합행정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곳을 지나던 구정원(28·대학원생)씨는 “인구도 얼마 되지 않는 구에 이렇게 큰 청사가 필요하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근처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보인(37·여)씨는 “공연장이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결국 공무원이 근무하는 건물일 뿐”이라며 “정말 구민을 위한다면 (큰 청사 대신) 복지예산을 늘렸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31일 완공된 청사는 준공식도 개청식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8일부터 청사에선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됐다.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준공식은 무기한 연기했다. 구는 천안함 사건으로 자숙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된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호화청사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라는 구민들의 반응도 있다.



신축한 용산구청 1층 로비.
새 청사는 2007년 7월 착공해 1522억원이 들어갔다.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이 5만9177㎡에 달한다. 1978년 건축된 원효로의 옛 청사는 낡은 데다 공간이 모자라서 신청사가 필요했다는 게 구청 입장이다.



8일 찾은 청사는 전면이 유리로 덮여 있어 화려했다. 25개 자치구 청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로비도 넓었다. 입구 양옆으로 문화예술회관과 구 의회 건물이 있고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구청사 건물이 나온다. 아직 마무리 공사 단계라지만 넓은 공간에 걸맞은 표지판이 없어 “민원실이 어디냐” “여권은 어디서 만드느냐”고 묻는 구민들이 많았다. 구청 측은 “곳곳을 주민 쉼터로 개방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구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민원실 앞 로비뿐이다. 공직자를 위한 ‘호화청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인구에 비해 큰 청사 규모와 막대한 건립비용도 도마에 올랐다. 인구 25만여 명의 용산구는 인구수로 따져 봤을 때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23위다. 인구가 두 배 정도 많은 관악구(53만 명)도 2007년 청사를 새로 지었지만 구청사·구의회·보건소를 모두 합한 청사의 연면적은 3만2379㎡다. 용산구는 “구의회·보건소는 물론 문화예술회관도 같이 있어 호화청사라 볼 수 없다”고 하지만 문화예술회관을 빼더라도 신청사 면적은 5만여㎡가 넘는다. 인구가 비슷한 금천구(26만 명)도 2008년 청사를 새로 지었지만 공연장 등 모든 시설을 다 합쳐도 면적이 4만㎡를 넘지 않는다. 건립비용도 많이 들었다. 부지가 원래 용산구 소유여서 부지매입비도 필요 없었지만 사업비만 1522억원이 들었다. 743억원을 들인 금천구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민편익시설도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문화예술회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14%다. 한방진료실 등을 갖춘 보건소도 들어섰지만 옛 청사에서도 보건소가 그대로 운영되고 있어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곳에 산 지 30여 년 됐다는 이동한(47·자영업)씨는 “옛 건물의 활용 방안도 세우지 않고 무조건 새로 짓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말했다.



규모가 큰 만큼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빌딩이라며 건물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지만 하루 전력수요의 5%만 충당할 것으로 보여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용산구는 “재정자립도가 62.7%로 높고, 채무도 없이 건립했다”며 “용산 개발 등을 고려해 100년을 내다보고 지은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글=임주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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