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황혼 이혼 늘어나면서 ‘국민연금 이혼’도 는다

대개 이혼하면 기여도를 따져 재산을 나눈다. 민법은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한다. 그러면 연금은?



연금도 나눠야 한다. 분할(分割)연금 제도가 그것이다. 폭력이나 배우자의 외도가 이혼 사유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에 사는 김옥규(61·여)씨는 남편의 폭력을 못 이겨 따로 살다가 6년 전 이혼했다. 건물 청소로 생계를 꾸리며 14년여 동안 국민연금을 부었고 지난해 2월 33만8800원의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그 해 5월 연금이 20만4600원으로 줄어 깜짝 놀랐다. 국민연금공단에 문의했더니 전 남편 손모(62)씨한테 매달 13만4200원을 떼준다는 설명이었다.



김씨는 “남편이 닥치는 대로 때렸고 노름에 빠져 살았다. 한 푼도 보험료에 보태지 않았는데…. 13만원은 나한테는 큰 돈인데. 하늘이 노랗더라. 얘기나 들어보고 결정해야지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눈물을 쏟았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연금을 둘러싼 분란도 늘어난다. 2008년 55세 이상 이혼자는 2만4500여명으로 10년 전의 2~3배로 늘었다. 분할연금을 받는 사람도 매달 100명 꼴로 늘어 올 2월 현재 3626명에 달한다. 이는 이혼한 배우자와 연금을 나누는 제도이다. 이혼 사유는 따지지 않는다. 분할연금 최고액은 월 53만4240원, 평균은 13만3790원이다.



분할연금을 받는 사람은 여자가 3152명으로 남자(474명)보다 많다. 남편의 연금을 아내가 나눠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김옥규씨처럼 억울한 경우도 있다. 반대의 예도 있다.



경북에 사는 최모(66)씨의 연금은 26만원. 2008년 10월 14만원으로 줄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전처 황모(63)씨가 분할연금을 신청해 12만원이 빠져나갔다. 황씨는 10년 전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조기 유학을 떠났고 최씨는 그 동안 수천만원의 학비를 보냈다고 한다. 부인이 현지에서 영국계 교수와 혼인하면서 이혼했다. 최씨는 “그 여자(전처)가 부당하게 이혼을 당했다면 몰라도 내가 피해자인데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고 연금공단에 진정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 연금에는 분할제도가 없다. 가사소송 전문 김삼화 변호사는 “국민연금에는 여성단체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분할연금이 도입됐지만 다른 연금에는 없다. 재산기여도를 따질 때 연금을 참작한다”고 말했다. 서울 가정법원 김윤정 공보판사는 “연금을 얼마씩 나누라고 판결한 적은 없다. 대신 연금을 고려해 재산 분할 비율을 올려준 대법원 판례(1997년 3월)를 원용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상희 공적연금연계팀장은 “이혼의 귀책사유를 따져 분할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사전에 설명하는 절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성식 정책사회 선임기가



☞분할연금=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의 절반을 나눠준다. 보험료를 누가 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1999년 도입됐다. 5년 이상 가입, 60세 이상, 3년 내 신청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