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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년 금녀의 벽’ 한국인 지휘자 깬다

작곡을 전공하던 김은선씨는 ‘사랑의 묘약’ ‘라 보엠’ 등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 지휘자의 길로 들어섰다. 1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 오페라극장에서 공식 데뷔 무대에 선다.
지휘자 김은선(30)씨가 1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 오페라극장(El Teatro Real) 무대에 선다. 1850년 설립된 마드리드 오페라극장은 1853년 베르디가 참석한 ‘운명의 힘’ 스페인판 초연 이후 유럽의 주요 공연장으로 떠올랐다. 김씨는 이 극장의 160년 역사상 첫 여성 지휘자로 기록된다. 연세대 음대 작곡과를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오페라극장 무대 서는 김은선씨

“제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가 아닐까요. 지휘를 시작할 때 걱정하던 것들이 생각납니다. 대학교 4학년에 시험 삼아 학교 오페라인 ‘라 보엠’을 지휘해 본 후 고민이 시작됐어요. 남성의 세계인 지휘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가 걱정했었죠.”



어려서부터 훌륭한 작곡가를 꿈꿔왔던 그였지만 지휘자는 상상은 하지 않았던 터였다.



그의 음악인생을 바꿔놓은 건 최승한 연세대 교수의 한마디였다. “작곡은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지만, 지휘는 젊을 때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마음을 굳혔다. 그 뒤 전공을 바꿔 연세대 지휘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오페라 지휘에 승부를 걸었다. 많은 악기의 화음, 거기에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지는 예술에 매료됐다.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오페라 지휘를 전공했다.



지휘 공부를 시작한 지 5년 만인 2008년, 그는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국제 오페라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왕립 오페라 극장의 부지휘자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호그우드·벨로흘라베크 등 세계적 지휘자들이 극장에 올 때마다 모든 연습 과정과 연주에 동참하는 게 부지휘자의 역할입니다.”



그는 그 뒤 1년 반 동안 매일 10시간 이상 극장에서 보냈다. 거장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세밀히 지켜보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도 부쩍 자랐다. “연주자뿐 아니라 성악가·연출가·조명기사 등 다양한 사람과 화음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각 분야 베테랑과 함께 일하는 게 오페라 지휘의 매력이죠.”



요즘 김씨의 관심은 오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마드리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했다. “대부분의 유명한 지휘자들이 오페라 극장을 거쳐 명문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되지만, 저는 둘 다 너무 좋아서 고민이에요. 당분간 오페라와 교향곡 지휘를 병행하며 실력을 키울 생각입니다.”



그는 18~21일 마드리드 오페라 극장의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지휘한다. 10~20대의 젊은 연주자와 기성 연주자를 반씩 섞어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연주곡은 로시니의 ‘랭스 여행’이다.



“첫 여성 지휘자로 주목받아 행복해요. 하지만, 올해 부지휘자 임기가 끝난 후 더 좋은 극장에서 더 좋은 오케스트라와 공연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에게 이번 데뷔는 소박한 출발로 비쳤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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