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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묵었던 외국 영빈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7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알란다공항에서 트롤레 의전장의 안내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UAE, 왕족 소유 영빈관 제공 … 청와대 '원전 수주 예감'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외국 순방이 잦은 이명박 대통령에겐 최고의 의전이 뒤따른다.

화려한 환영식과 산해진미로 가득한 만찬을 대접받는다.

그러나 이런 것들보다 더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건 머물렀던 숙소다.

어디에 머무르느냐 하는 것 자체가 상대국 정상에 대한 예우와 환대의 수준을

보여준다. 외국 정상들을 맞는 영빈관이 정상외교의 백미로 꼽히는 이유다.



#1 2009년 5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첫 대면한 곳은 수도 아스타나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이었다. 두 정상은 별장 내부의 러시아식 사우나 ‘바냐’에서 함께 사우나를 즐겼다. 난로 위에 돌을 얹어 뜨겁게 달군 뒤 물을 뿌려 나오는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사우나에서 몸을 뜨겁게 달군 후엔 냉수욕을 하며 몸을 식혔다. 두 정상은 카자흐스탄의 전통대로 바냐 내부에 비치된 참나무와 자작나무 가지로 상대방의 어깨와 등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바냐는 카자흐스탄이 최고의 국빈을 맞는 방법이다.



이 대통령에 앞서 바냐 대접을 받은 사람은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당시 청와대 공보팀은 두 정상이 사우나에 이어 진행된 만찬에서 보드카 폭탄주 3잔을 마셨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귀국 후 참모들에게 “카자흐스탄의 전통적인 분위기에 흠뻑 취했다. 별장 내부의 특색 있게 만들어진 방들을 옮겨 다니며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마셨다. 과음했는지 다음 날 정상회담장에서 만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얼굴이 부어 있더라”는 후일담을 소개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바냐 사우나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건 대통령 전용 별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 정상은 만찬을 합쳐 모두 4시간을 독대했다. 두 정상 간의 유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의 정상회담은 무리 없이 현안 관련 논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2 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방문에 앞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제공한 영빈관은 대통령 궁 부근에 있었다. 대통령 궁에서 진행된 국빈 만찬이 끝난 뒤 대통령 궁과 영빈관 사이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광경이 벌어졌다. 카리모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영빈관까지 배웅하고 싶다”고 하자, 국빈 만찬에 참석했던 200여 명의 양국 주요 인사들이 모두 두 정상의 뒤를 따랐다.



대통령 궁에서 200~300m 떨어져 있는 영빈관까지 도착한 뒤 이번엔 이 대통령이 “내가 카리모프 대통령을 대통령 궁까지 모시겠다”고 했다. 그러자 일행들이 이번엔 대통령 궁을 다시 향했다. 오락가락하기를 수차례, 두 건물을 오가며 두 정상은 그렇게 우정을 나눴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참모는 “영빈관에 비치돼 있던 명품 샴푸와 비누 등에서 우즈베키스탄 측이 세심한 정성과 배려를 한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3 “보통은 동양 사람들이 접대를 잘 한다고 하지만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2008년 4월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친 이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한 얘기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외국 정상을 위한 워싱턴의 공식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이틀 밤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하룻밤은 다섯 살 차이의 두 정상(이 대통령이 연상)을 둘도 없는 ‘절친 사이’로 만들었고 지난 정부에서 삐걱거렸던 양국 간의 관계를 한순간에 회복시켰다.



첫 만남과 함께 이뤄진 90분간의 골프 카트 동석과 부시 대통령 내외의 환대, 가족 모임을 방불케 한 로렐 캐빈에서의 만찬, 이 대통령의 숙소인 버치 캐빈까지의 산책 등 1박2일간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은 하나 하나가 화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준비한 프로그램, 로라 부시 여사가 준비한 만찬 메뉴보다 더 이 대통령을 매료시킨 것은 캠프 데이비드가 갖는 ‘장소의 무게’였다. 부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자주 이용하곤 했던 버치 캐빈을 이 대통령에게 숙소로 내줬다. 그만큼 귀중하게 여긴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문화의 전통과 자부심이 깃든 공간이다. 가구와 벽지는 물론 작은 소품에 이르기까지 미국식 전통이 배어나게 꾸며졌다. 이 대통령이 묵은 방 옆엔 서재가 있었다. “미국 영화에서 보던 전통적인 미국 서재”(한 참모의 말)였다고 한다. 서재엔 미국 역대 대통령들 관련 서적과 미국 역사책, 미국의 문호들이 쓴 소설 전집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블레어 하우스 곳곳엔 한국 도자기들이 비치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 때 선물했던 도자기도 보였다. 이 대통령이 내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도록 신경 쓴 배려였다.



#4 지난해 12월 원전 수주차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의 숙소는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 8층이었다. 당초 궁궐로 지어졌던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UAE 정부는 이 중 6~8층을 외국 정상을 위한 영빈관으로 쓰고 있다. 왕족이 소유하고 있는 8층은 ‘아랍 형제국’인 걸프협력협의회(GCC) 소속 정상들에게만 제공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파격적인 환대에서 이미 원전 수주 성공을 예감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스웨덴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 내외의 초청을 받아 여름 궁전인 솔리덴 궁전을 방문했다. 외국 정상으론 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앞서 부인이 스웨덴 사람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 궁전에 초청받은 적이 있다. 수도 스톡홀름에서 자동차로 5시간30분 거리인 욀란드 섬에 위치한 궁전까지의 이동을 위해 국왕은 전용기를 이 대통령에게 내줬다. 오찬엔 왕위 계승자인 빅토리아 공주도 합석했다. 최고 중의 최고 대접을 받은 것이다.



중국의 영빈관인 댜오위타이는 ‘대국(大國)으로서의 중국’을 실감하게 한다. 이 대통령도 베이징 방문 때마다 그곳에 묵곤 한다. 그때마다 중국 정부가 친근한 느낌이 들도록 각별한 배려를 한 흔적을 느끼게 된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숙소가 달린 영빈관이 없지만, 앞선 정보기술(IT)을 집결시켜 내부를 꾸미고 외국 정상들로 하여금 최첨단 전자제품을 접할 수 있는 영빈관 시설을 갖추게 된다면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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