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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병’ 드러낸 후지쓰 파문

일본의 대형 전자회사 후지쓰(孵뵨通)의 노조에 구니아키(野副州旦·63·사진) 전 사장의 사임이 일본 재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기업이 떠안고 있는 속사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변화의 기로에 선 그들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사장, 구조조정 반발로 사임 → 복직 요구 → 해임

파문은 지난해 9월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사임한 노조에 전 사장이 올 들어 “회사가 부당하게 해임했다”며 복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후지쓰는 지난달 6일 이사회를 열어 그의 요구를 거부하는 동시에 고문 직에서도 해임했다. 그러면서 그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당초 “신병 요양”에서 “부적절한 기업과의 거래 관계를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수정해 발표했다. 부도덕성 때문에 해임한 것이지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일자리를 잃은 사장과 신임 경영진 사이의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졌다. 일본 언론에서도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6일 이 파문의 내막을 추가로 파헤치면서 일본 기업이 떠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본에서 회사 경영진은 물러날 때도 말 없이 사라진다. 거의 평생을 바쳐온 대가로 종신고용의 ‘특혜’를 누린 만큼 떠날 때도 회사에 대한 마지막 충성심의 표현으로 조용히 물러난다는 것이다.



그에 비춰 노조에의 ‘저항’은 보기 드문 행동이었다. 그 속사정은 그동안 침묵하던 노조에가 입을 열면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2008년 6월 사장에 취임한 노조에는 위기에 빠진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빚는 등 내부 반발을 키우고 말았다. 다른 일본 기업들처럼 후지쓰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으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했지만 내부 저항에 부닥쳤던 것이다.



WSJ는 일본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는 적자 사업도 유지했지만 이제는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파나소닉이 산요를 흡수 합병하고, 소니가 멕시코와 슬로바키아의 TV 공장을 대만 업체에 넘긴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후지쓰는 지난해 1123억 엔의 적자를 냈다. 노조에로선 구조조정이 절박했지만 과도하게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내부와 충돌한 것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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