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한·미 대사 12명 재임 중 외교비사 『 … 순간의 기록』 출간

1986년 이후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12명의 양국 외교관이 재임 중 극적인 순간들을 기록한 책 『Ambassadors’ Memoir』 한국판 『대사관 순간의 기록』이 7일 발간됐다. 미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소장 잭 프리처드)가 엮은 이 책은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와 90년대 1차 북핵 위기와 외환위기,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2002∼2008년 2차 북핵 위기 등 격동의 현장에 있었던 역대 대사들의 증언을 담았다. 다음은 발췌록.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김영삼 정부)=96년 9월 북한이 한국의 동해안 영해에 잠수함을 침투시킨 사실이 발각되자 미국은 대북 강경조치에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하는 김영삼 대통령과, 북한과 맺은 새로운 (화해)조치들을 지키려는 기조 사이에 갇힌 신세가 됐다. (당시는) 북한이 확실하게 사과 발언을 하는 것만이 해결책이었다. 미국은 뉴욕에서 북한과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강경조치 주장을 계속해 우리를 긴장시켰다. 결국 한국 외교·국방장관과 정기적으로 조찬을 같이하며 (강경발언 자제를) 설득했고 이어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김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만나도록 해 ‘한·미가 합의에 도달했다’는 발언을 끌어냈지만 남북 간 긴장은 그해 12월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유감을 표시할 때까지 계속됐다.

보즈워스(1997~2001년 재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1997∼2001년 주한 미국대사)=97년 12월 17일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그를) 긴급히 만나 ‘미 재무부 고위 관리가 즉시 만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그의 방한을 무조건 환영한다’고 응답한 뒤 ‘20년 넘게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한 끝에 성공하자마자 나라가 큰 어려움에 빠졌다. 당선은 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농담 조로 말했다.

2000년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할 당시 워싱턴은 내게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로 우리가 경악하지 않게 하라’고 엄청난 압박을 넣었다. 이에 따라 나는 임동원 대통령 특보에게 ‘북한과 교섭 상황을 알려주지 않으면 한·미 관계에 심각한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는 경고를 계속했다. 결국 임 특보는 비밀리에 평양을 몇 차례 방문한 사실을 비롯해 많은 정보를 알려줬고 매우 감사하게도 그해 5월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사실도 미리 통보해 줬다.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 평양엔 미국인이 전무해 모든 지원을 서울 주한 대사관에서 해야 했다. 사실상 (사상 처음으로) 평양에 소규모의 임시 미국 사무소(mission)가 세워졌다.

버시바우(2005~2008년 재임)
▶알렉산더 버시바우 국방부 차관보(노무현·이명박 정부 당시 주한 대사)=2008년 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는 내 32년 외교관 경력에서 가장 괴이하고 좌절감을 안겨준 사건의 하나였다. 시위가 절정에 달해 폭력사태로 치달았을 때 나와 아내 리자는 가택연금을 당한 기분이었다.

2005년 서울에 부임하자 한국인들은 ‘미국이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헤비급 외교관을 보냈다’고 환영했지만 몇 주 만에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동결 사태가 터지자 서울과 워싱턴 간엔 긴장이 높아졌다. 그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BDA 문제를 놓고 1시간 넘게 논쟁을 벌였다.

이 밖에 미국에선 도널드 그레그,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대사 등이, 한국에선 이홍구(전 총리)·한승주(전 외교장관)·현홍주·박건우·양성철 전 미국 대사 등이 기고했다. 그레그·허버드 전 대사와 이홍구·한승주·양성철 전 대사는 7일 저녁 KEI가 조선호텔에서 주최하는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강찬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