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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헤리치와 만나 오랜만에 피아노 치는 정명훈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의 ‘영웅’ 정명훈. 최근 그는 실내악·반주 등으로 피아노 연주 무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CMI 제공]
지난해 12월 지휘자 정명훈(56)씨는 잠시 ‘외도’를 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지휘대에 서는 대신 피아노 앞에 앉은 것. 유난히 무거운 화음, 분명한 리듬으로 시작한 연주는 슈베르트의 가곡집 ‘겨울나그네’. 정씨는 베이스 연광철(45)씨와 함께한 이 공연에서 오랜만에 피아니스트로 돌아왔다. 이날의 실황 음반(소니 클래시컬)은 정씨가 정트리오로 연주한 이후 약 15년 만에 피아노로 녹음한 앨범이다.



9일 세종문화회관서 협연
지휘까지 하며 1인2역

정씨가 피아노 앞에 앉을 때 음악 팬들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를 떠올린다. 스물한 살에 한국인 최초로 2위 입상하며 신화를 썼던 덕이다. 이 대회가 끝나고 그가 결선곡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다시 녹음한 LP 앨범은 지금껏 명반으로 취급되고 있다.



하지만 한 해 약 100회 세계 각국의 지휘 무대에 서는 정씨를 피아니스트로 만날 기회는 이제 흔치 않다. “저는 더 이상 솔로 피아니스트는 아니니까, 피아노를 칠 때도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보조’가 아닐까요.”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정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 정명훈’과 선을 그었다. 그는 9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69)와 피아노 한 대를 함께 연주한다. 브람스의 헝가리 랩소디 두 곡을 준비 중이다.



“스스로를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면 떨려서 못하는 연주에요. 아르헤리치처럼 기막힌 피아니스트와 함께 어떻게 치겠어요.”



피아니스트로의 정씨를 기대하는 팬에게 그는 “피아노를 간간이 치긴 하지만 피아니스트들 연습하는 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독주는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 이후 그는 이달 일본 벳푸 페스티벌에서 다시 한번 아르헤리치와 듀오로 연주한다. 정씨는 “그 이후로 한동안은 피아노 연주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지휘를 앞두고 있을 때는 느긋하다가도 피아노 연주를 해야 할 때는 신경이 예민해진다”고 설명했다.



가급적 피아노 연주를 멀리해온 정씨가 이번 무대를 수락한 것은 아르헤리치와의 30년 우정 때문이다. “LA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지휘 경력을 시작했을 때 처음 만났죠. 집시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음악도 그랬어요. 손가락도 속도도 마음대로였지만 음악적 직관이 좋아요.”



정씨는 “손가락이 빠른 피아니스트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뻥뻥 터지는 느낌이 드는 연주자는 처음 봤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번 듀오에서도 그는 아르헤리치에게 제1피아노를 내주고 자신은 저음 파트로 내려갔다.



정씨는 이날 무대에서 ‘1인2역’을 해낸다. 아르헤리치의 피아노에 맞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슈만 협주곡 A장조를 지휘할 예정이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도 지휘한다. “피아노와 지휘를 한 무대에서 하는 건 처음”이다.



피아노 연주, 솔로와의 협주, 교향곡 지휘까지. 정씨는 자신의 음악인생에 또 하나의 방점을 찍을 태세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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