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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바람직한 언·군 소통

천안함 침몰 사태가 벌어진 지 10여 일이 지났으나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과 일반 국민 간의 소통에 적신호가 생긴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어느 나라에서든 국가안보와 직결된 정보는 특별히 보호를 받는다. 특히 안전보장을 위한 군 관련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보다 우선시돼 언론의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언론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1941년에 발발한 진주만 공습의 구체적 피해 상황이 정부의 보도통제로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통제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1983년의 그라나다 침공에서 1990년의 걸프전까지 미 국방부는 특정 몇 개 언론사로 구성된 종군기자단을 구성해 전쟁에 대한 공식 보도를 담당하게 했다. 다른 비공식 정보원을 차단한 것이다. 이는 흔히 ‘팩(PACK) 저널리즘’이라 부르는데, 획일적 보도를 지칭하는 경멸적 용어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전쟁 때부터 미군의 군사정보 통제 정책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가 군사작전에 기자들의 동행을 허용한 것이다. 최소한의 규칙만 지켜준다면 기자들이 보고 들은 내용을 비교적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온 약 700여 명의 기자가 미군과 동행취재에 나섰고, 미군은 이들에게 군용차량과 경비병력까지 지원해 주었다. 기자들이 지켜야 할 규칙은 군사작전의 시간과 장소 및 군사작전 결과 등에 대해 지나치게 구체적 보도를 하지 말 것 등이었다. 이러한 정책변화의 배경에는 객관적 관찰자인 기자들의 보도를 통해 사담 후세인의 여론선전 공세를 막겠다는 현실적 필요가 있었다. 또 인터넷 시대에 보도 통제로 인해 발생하는 정보 공백이 추측기사와 루머로 채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정보와 소통의 부재가 몰고 오는 파장을 실감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각종 의혹과 음모설이 퍼지고 있고, 이는 일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일부 언론이 독자나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새롭고 자극적인 기사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사이 오보와 유언비어가 여과되지 않고 ‘사회의 공식적 지식’으로 둔갑한다. 부정확한 추측들은 희생자들의 가족에게도, G20정상회의를 앞둔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은 너무나 자명하다. 사건에 대한 명확한 사실을 보도하고, 그에 대한 공정한 해설을 제공하는 상관조정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한다면 부정확한 속보보다는 다소 늦어지더라도 정확하고 차분한 보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처리 과정에서 실추된 군의 신뢰는 국민과의 솔직한 소통을 통해서만 회복될 수 있음을 군은 인식해야 한다. ‘불필요한 비밀’은 국민의 정당한 비판과 감독의 여지를 없애 주무기관의 자의와 전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국민의 불신과 비협조, 유언비어 남발과 국민의 국가에 대한 귀속의식을 약화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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