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여전히 특별교부금은 권력 실세들의 쌈짓돈인가

우리나라에 불변의 법칙이 하나 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특별한’ 재정 수요가 있을 때 지원하는 ‘특별교부금’이 정권 실세의 쌈짓돈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풀린 특별교부금은 모두 9243억원으로 4년 만에 2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양산,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최인기 의원의 지역구인 나주시 순으로 많았다. 반면 노무현 정권의 실세였던 이광재 전 의원의 지역구인 평창군은 2005~2007년에 연평균 129억원씩 지원받았다가 지난해에는 15억6900만원으로 축소됐다. 정권 교체에 따라 특별교부금의 판도가 달라진 것이다.



어느 정부나 ‘투명성이 부족한 특별교부금은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가 총액만 정하고 정부 부처가 임의로 집행하는 이 돈은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소문이 공공연했다. 실제로 신정아 사건 때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특정 사찰에 특별교부금을 퍼준 것이 드러났다.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모교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특별교부금을 돌리며 생색내다 들통났다. 국회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재정 관련법을 개정해 특별교부금의 집행 내역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용두사미로 끝났을 뿐 여전히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정권 실세의 지역 선심성 사업에 편중적으로 지원된 사실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언제까지 특별교부금을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밀실에서 은밀하게 주무르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정부도 특별교부금이란 당근을 앞세워 지자체를 길들이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 재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이다. 권력 실세들의 체면치레를 위해 1조원에 가까운 거액을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퍼줄 수는 없다. 특별교부금의 편법 운용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특히 갈수록 팽창하는 특별교부금의 규모부터 대폭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아예 특별교부금을 폐지하고 일반 예산으로 돌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