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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밀 유출, 한·미 신뢰 떨어뜨릴 우려 있다”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 과정에서 군사기밀의 무분별한 노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김학송(한나라당·3선, 경남 진해) 국회 국방위원장이 북한 잠수함의 일자별 기동 횟수 등 한·미 군당국의 연합자산(위성 등)으로 취득한 정보사항을 공개한 게 발단이 됐다.



청와대·군·국정원 유감 표명

김 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어급 소형 잠수함 2척이 지난달 23일 6회, 24일 3회, 26일 1회 기지를 드나들었다”며 “사건 당일인 26일 한 척은 비파곶 인근에서 기지와 통신을 포착했지만 나머지 한 척은 위치를 식별 못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미군의 위성사진과 대북 감청을 통해 특수정보(SI)로 취득한 기밀사항이다. 군에서는 ‘군사2급 비밀’로 부쳐놓고 별도의 ‘SI’ 자료로 분류해 보안하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도 간담회 직전 합동참모본부 소속 관계자들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으면서 ‘군사기밀’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기밀을 언론에 공개하자 청와대와 국방부·국가정보원은 일제히 유감을 표명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해상도가 높은 (인공위성) 자료가 노출됨으로써 미국과 관계가 어려워지고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며 “군사기밀 공개를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도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의 9·11 상·하원 합동조사위는 2002년 기밀을 밖으로 유출 않는다는 선서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일부 매체와 사회 지도층 인사가 열상감시장비(TOD)나 교신 내용, 잠수함 등 첩보 수집 방법, 군함 내부 배치도, 무기체계 등 주요한 군사기밀을 무분별하게 노출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군사기밀은 유사시 장병의 생명과 작전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학송 위원장은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회 본회의에서 잠수정 2척의 활동을 공개해 추가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도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면서 우리 해군의 장비와 무기체계, 작전 관련 기밀을 스스로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가 5일 공개한 ‘천안함 관련 설명자료(2)’에는 ▶해군 76㎜, 40㎜ 함포 최대·유효 사거리 ▶속초함 사격 통제 레이더의 탐지거리 ▶대잠초계함 소나(음향탐지기) 적 잠수함 탐지 능력 등과 관련해 그림까지 곁들인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남창희 인하대(국제정치) 교수는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알 권리가 충돌하는 경우 선진국처럼 정부와 언론이 군사기밀에 대해선 철저한 보안을 지키되 그 밖의 문제는 신속하고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가이드라인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정효식 기자



◆군사기밀 누설죄=현행 군사기밀보호법에 따르면 일반인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군사기밀(Ⅰ~Ⅲ급 비밀)을 누설할 경우 1년 이상 징역형을 받지만,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가 기밀을 누설하면 3년 이상 징역형으로 가중 처벌받는다. 국회 국방위원장은 비밀취급인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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