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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꽃잎사이



등산 장비처럼 생긴 하네스(공연용 안전 장비)를 몸에 착용하고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공중에 매달린다. 건물의 외벽을 딛고 허공을 가로지르며 연기를 한다. 극단 ‘경계없는 예술센터’의 공중 퍼포먼스다. 프랑스에선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공연 분야지만 국내에선 이들이 유일하다. 그 특별한 공연을 ‘한강 여의도 봄꽃 축제(6~18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보인다.

일탈을 꿈꾸는 무대 즐겨요

< 이세라 기자 slwitch@j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경계없는 예술센터는 2001년 상명대 연극학과 이화원·윤기훈 교수가 만든 극단이다. 말 그대로 “경계를 없애고 싶었다”는 게 윤교수의 설명이다. “장르와 환경, 고정관념, 그리고 국경까지 모두 벗어난 예술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계를 허물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으로 찾아가려는 것이죠.”



실제 이들의 공연은 평범한 일상을 무대로 한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선 한쪽 벽을 빌려 성벽을 쌓았고, 5명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복사된 일상 프로젝트’도 했다. 그러던 중 2008년 봄에 춘천 ‘마임축제’에 참가했다가 공중 퍼포먼스로 유명한 프랑스 ‘9.81’팀의 공연을 보게 됐다.



“무심코 스쳐지나던 콘크리트 벽이 무대가 된다니, 그것이야말로 경계 없는 예술이 아니겠어요? 그 뒤로 공중 퍼포먼스의 원조로 알려진 프랑스 극단 ‘르투라몽’으로부터 두 차례의 워크숍을 받았죠.”



첫 공연은 지난해 봄꽃 축제에서 였다. 그러나 기획·연출만 윤 교수가 맡았지, 공연은 프랑스 배우들이 했다. 진정한 첫 공연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개막식 특별공연 무대에 서면서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공연은 지난해 연말 광화문에서 열린 ‘빛의 축제’였다. 이어 서울시 창작촌 중 하나인 ‘문래예술공장’ 개관식때 선보였다. 이번 ‘여의도 봄꽃 축제’는 이들의 4번째 공연인 셈이다.



공연은 ‘일상의 탈출’이 주제다. 주인공을 맡은 김경록 창작팀장은 말한다. “현대인을 대표하는 한 인물이 환상적 공간으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공중 퍼포먼스를 통해 공간을 만들고, 물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연기하죠.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하는 겁니다.” 일탈을 꿈꾸던 주인공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데, 예전의 일상이 아닌 ‘새로 피어나는 젊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이야기가 있는 공연은 국내팀만의 특색이다. 화려한 동작을 위주로 하는 외국팀과 차별된다. 윤 교수는 “시작은 외국보다 10~20년 뒤처졌지만 우리의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는 르투라몽도 인정해 합동 작품을 기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길 위에서 하는 공연이라 제약도 따른다. 발길을 멈추고 진지하게 감상을 하기엔 조금은 낯선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일상으로 들어가는 예술이지만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며 “오히려 공연을 자주 보지 않는 분들이 도와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봄꽃 축제에선 마임 공연도 볼거리다. ‘김창수 마임 컴퍼니’의 김창수씨는 저글링과 마임을 공연한다.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기 보다 관람객과 함께하는 참여형 공연이다. 이번 축제에는 ‘빨간 코를 찾아라’라는 이벤트가 있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펼쳐지는 게릴라식 공연이다. 김씨는 “힌트를 드리자면, 빨간 코는 바로 저입니다. 저를 찾으면 아주 즐거운 공연이 펼쳐질 겁니다”라고 귀띔했다.



윤 교수는 “무대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공연을 보라”고 권했다.



“공연이 보이고, 그 뒤로는 여의서로 길을 따라 피어난 벚꽃과 한강이 보입니다. 멀리는 파란 하늘까지 보이는 명당자리죠.”



[사진설명]봄꽃 흩날리는 윤중로에 경계 없는 예술인들이 떴다. 공중퍼포먼스 기획·공연을 맡은 윤기훈 교수, 비아페스티벌 집행위원인 이화원 교수, 창작 팀장 김경록씨, 그리고 ‘김창수 마임 컴퍼니’의 김창수씨다(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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