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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대응’



▲이근 현대중국학회 회장이 대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중국학회 학술대회





▲메인 섹션인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대응' 정치분야 토론에 참여한 전성흥, 조영남, 문흥호, 김태호, 이희옥(좌로부터) 교수.



‘중국의 부상’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외교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큰 변수다. 정부 수립이후 65년간 대한민국의 외교는 미국이란 ‘상수(常數)’를 주로 다뤘다. 이 지정학적 외교환경이 1992년 한중 수교이후 뿌리부터 바뀌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대응’은 그 성패가 국가 존망에 관련된 중차대한 문제다. 이 문제를 놓고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토론을 가졌다.

지난 2일 현대중국학회(회장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사업단(소장 김수영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이 공동주최로 국민대 본부관에서 열린 학술대회 ‘현대중국의 동학과 근대의 뿌리’가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의 메인 주제가 바로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대응’이었다. 정치분야와 경제분야로 나눠 이뤄진 이날 행사의 주요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동아시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은 현재 지역강대국에서 ‘불균등하고, 지역적이며, 취약한’ 세계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뒤, 중국의 부상에 대해 주요 국가들은 다음과 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미국: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관여(engagement)와 위험대비(hedging)의 이중전략을 사용해 왔고, 향후에도 그럴 것이다. ▶일본: 정치·경제적으로는 협력하고, 군사·안보적으로는 경쟁 및 견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있다. ▶러시아와 인도: 정치·경제·군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중 모두와의 선택적 협력을 통해 미·중 모두를 견제하고, 이와 동시에 지역강대국에서 세계강대국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있다. 동아시아 지역질서의 향후 전망에 대해 조 교수는 “향후 10년 단기 전망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20~30년 이후인 중장기 전망은 세 가지로 압축했다.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혼합질서의 출현. 즉, 미·중이 주도하고 다른 지역강대국 및 중견국가가 보조하는 구도▶미국 주도의 현행 지역질서가 유지되는 것 ▶중국 중심의 위계체제 즉, 중화질서가 재현되는 지역질서이다.

종합하면, 향후 10년 동안에는 중국의 부상과 함께 기존의 동아시아 지역질서가 서서히 변화하는 과도기가 될 것이다. 이후 20~30년 후에는 미·중, 지역강대국, 중견국가, 지역다자조직, 다양한 비국가 세력들이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문화, 군사·안보 등 중층적인 영역에서 양자간 및 다자간에 복합적으로 상호 얽혀서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는 새로운 지역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전성흥 서강대 교수는 ‘중국의 정치변화와 한국의 대응’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 개혁개방 30년간 발생한 주요 변화와 특징, ▶경제적 발전과 동시에 정치적 안정을 유지한 비결, ▶눈부신 성과 이면에 남겨진 과제를 살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대중국정책과 한중관계에 시사하는 정책적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중국의 현 정권 및 체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대외정책이 정권 교체에 따라 180도 변한다면 많은 국익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전략, 국가 존망 관련 문제 등은 정권 차원의 결정이어선 안되며, 초정권적 협의와 결정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중국의 정권 안정성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 준비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므로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용이하다. 2.미국의 인권 및 민주화 압력이 역으로 중화민족주의를 고취하고 있다. 한미동맹의 강화가 한국이 반중연합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한미동맹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의한 불가피한 것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 반중연합에 적극 참여한다는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즉 시어머니 장단에 춤추는 시누이가 되어 며느리의 미움을 사선 안된다. 3.중국이 전통 사상을 강조하는 추세는 문화적 동질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다. 단 충돌 및 갈등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련된 대처가 필요하다. 4.중국의 강한 민족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좁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탈피해야 하는 동시에, 양국 청년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증진을 도모해야한다. 5.기업 및 개인 차원에서, 중국적 특성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에서 탈피해야 한다.

김태호 한림대 교수는 ‘중국의 군사·안보전략과 한국의 대응’이란 발표를 통해, 한국은 미국 및 대만과는 다른 안보환경 및 국가이익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의 입장에서 중국의 군사전략 및 군사력의 변화 추이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한국의 대중국 외교·안보 대비 방향은 다음과 같다. ‘교류·협력’과 ‘예상·대비’, 즉 ‘협력’과 ‘견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의 대중 단기 목표는 평시 신뢰구축과 전면적 협력강화이다. 동시에 중국에 대한 상대적 역량 및 위상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특히 4개의 집단군(한국의 ‘군단’과 유사)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돼있고, 중국이 운용하고 있는 5척의 핵잠수함이 모두 산둥성 칭다오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군은 소규모 분쟁 가능성에 대한 대응능력 및 도발을 거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체적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양해군을 꿈꾸는 중국에 대응해 국방부와 해군내에 중국관련 자원을 육성시키는 일은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희옥 성균관대학 정외과 교수는 ‘북·중관계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에서 중국의 대북한 정책목표를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친중 정권 하에서 북한체제의 안정적 유지”로 요약했다. 이어 북중관계의 미래를 세가지 시나리오로 전망했다. 첫째 냉각기를 거친 후 안정적으로 회복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우, 현재의 불투명한 관계를 모호하게 지속하면서 ‘북한은 북한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여하튼 2012년 북중관계는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 아래 다양한 중장기적 정책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핵심은 북한의 급변 프로그램과 관련해 한반도 관리프로그램을 유엔과의 공조 속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즉 유사시 상황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경계하면서 유엔의 다국적 평화유지군의 진입만을 허용하도록 유인하자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한·미·중의 자의적 해석을 줄이고 공통 분모를 늘이자는 제안이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은 중국에 대해 ▶대화채널의 내실화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대비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협력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 ▶국제공조의 추구 ▶북중 경제협력에 대한 대비 ▶중국의 북한 자원 개발에 대한 대응 등을 시급한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문흥호 교수는 ‘중국·대만관계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발표를 통해 한중 관계와 남북 문제에서 대만문제가 지닌 함의를 파헤쳤다. 문 교수는 양안의 교류협력을 남북문제에 투영할 경우 두 체제간 교류협력, 관계발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도부의 탈 이념적 인식과 정책 결정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 전반의 탈 이념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교류협력의 제도화와 분야별 교류 협력의 균형이 양안관계 진전의 기본틀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남북 관계에도 큰 함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대만관계의 전략적 운용에 있어 아쉬운 점을 제기하면서 보다 유연한 접근을 제안했다.

이상, 이날 학술대회에서 펼쳐진 정치분야의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대응’을 둘러싼 국내 석학들의 논전은 이 문제가 우리에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외교적 과제임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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