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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래야 된다’에서 ‘경제 이렇다’로 기술

“일반적으로 경제안정 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에 있다.”일부의 주장이나 이념이 아니다. 천재교육에서 출간한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47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시장경제의 우위가 입증된 지 올해로 20년째다. 계획경제, 즉 공산주의는 기본적인 식생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정성을 따질 수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논란을 일으키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게 경제교과서 개편의 기본 방향이다.





◆도덕 같은 경제교과서=경제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은 오래 됐다. “반기업 정서를 조장한다” “신자유주의 일색이다”라며 팽팽히 맞섰다.



경제학계에선 “시장의 기능은 제 몫보다 작게, 정부의 역할은 제 몫보다 크게 다뤄져 왔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교과서 분석 작업에 참여했던 서울대 이승훈(경제학) 교수는 “경제교과서가 도덕교과서처럼 당위로 가득 차 있다”고 꼬집었다.



“인플레이션 발생 시 기업은 생산성을 높일 책임이 있고, 소비자는 과소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언급이 공통적으로 나옵니다. 이익이 된다면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은 필요하면 사서 쓰는 게 이치입니다. 이런 걸 의무로 몰고가는 게 현행 경제교과서의 현실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교과서(5종)와 사회·국사·근현대사(55종) 등의 경제 관련 부분을 분석한 결과 시각이 편향돼 있거나 부정확한 서술, 저자의 주관적 해석 등 337건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문제 해결에 정부 개입보다 시민의 힘이 더 효과적’ ‘남한 기업이 북한에 진출해 퇴폐풍조를 확산시켰다’ ‘게임방이 세계화의 가장 상징적인 현장’이란 표현도 있었다.



대한상의 박동민 팀장은 “데이터 제시, 팩트 서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교과서와 달리 가치 판단을 강요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새 집필 기준=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경제교과서 집필 기준을 만든 것은 ‘중심’을 잡겠다는 의미다. 2007년 이후 3년 넘게 논의를 거쳐 나온 거다. 앞으로 교과서를 쓰는 사람은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해석의 오류나 편향성이 우려되는 부분의 개괄적인 기준”이라고 말했다.



집필 기준은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관점의 균형성 유지”라고 밝히고 있다. 특정 이념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논란이 일었던 부분에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이 사회발전에 기여함을 인식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되 정부 개입의 한계도 함께 살핀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등이다. 반기업 정서, 정부 개입에 대한 평가, 역사관 등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다.



특히 새로 선보일 경제교과서에는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 금융 부문이 추가된다. 저축이나 투자 등 금융 선택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자는 취지다. 현행 교과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다양한 경제주체 참여=교과서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다. 정부는 집필 기준을 만들고 검증을 한다. 경제교과서를 만드는 것은 민간 영역이다.



그 때문에 교과부는 한국경제교육협회와 함께 다양한 경제주체와 집필자들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제공해 자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참여해 시장 질서를 강조하는 내용을, 중소기업은 ‘교과서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을 바꿔야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식의 건의를 하고, 이를 교과서에 반용토록 하자는 거다.



그 첫 번째 작업이 7일 열리는 ‘좋은 경제교과서 만들기’ 세미나다. 교과부 관계자는 “다양한 경제주체가 자연스레 모여 머리를 맞댐으로써 편향성 시비를 막고 내용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경제교과서, 이렇게 바뀐다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과 새 교과서 집필 방향



원칙



- 시장에 부정적인 시각: “성장 제일주의는 편법과 황금만능주의 확산”



→ 가치편향 배제 : “특정 이념에 치우치거나 일방적으로 비판해선 안 된다”



정부와 시장



- 정부의 역할 강조 : “정부의 간섭이 없으면 경기변동 문제 해결 어렵다”



→ 정부 역할 한계 적시 : “시장 기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 개입 가능.



한계도 함께 살펴야”



기업 활동



- 부정적인 면 부각 : “대기업들이 가격을 내려 약한 상대 쓰러뜨린다”



→ 기업에 대한 공정 평가 : “기업의 합법적인 경제활동을 폄하하지 말아야”



금융교육



- 저축·투자·보험 관련 교육 없음



→ 안정적 발전 위한 금융교육 강화 : “신용, 자산관리, 잉여와 같은 개념 소개”



자료: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정호 박사



미국과 일본의 경제 교과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 미국: “공정한 경쟁 하에 이윤을 증가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



- 일본: “ 대기업에 대해 사회 공헌활동이나 예술·문화 지원 등이 기대되고 있다”



기업가 정신



- 미국: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 새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재능이다”



- 일본: “새롭게 기업을 일으키려는 기업가 정신에 의해 고용기회가 창출된다”



작은 정부



- 미국: “자유경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경제에 제한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 일본: “국가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정부 역할에 대한 경계선은 변한다”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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