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3·26 천안함 침몰] 신중한 청와대 vs 공세적 국방부

노컷뉴스 제공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VIP(대통령) 메모’를 읽었다. 그 장면은 카메라 기자의 사진에 찍혔다. 김 장관은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기뢰보다는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좀 더 실제적”이라고 답변했다. 메모는 그 이후 전달됐다.



김 국방에게 “어뢰 쪽으로 기우는 감 있다” VIP 메모
청와대는 “대통령 아닌 국방비서관 의견일 뿐” 해명

뒤늦게 그 메모를 촬영한 사진이 나오자 청와대와 국방부는 5일 “대통령이 보낸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병기 청와대 국방비서관에게서 의견을 전달받은 국방부가 그걸 대통령의 뜻으로 오해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도 “김 비서관의 팩스를 받은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이 메모를 옮겨 적으면서 VIP란 말을 추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해명은 일치한다. 그러나 메모가 누구에게서 비롯됐든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방부의 미묘한 시각 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그동안 사건의 정치·외교적 파장을 염두에 둔 듯 “사고 원인을 예단하지 말라”고 강조해 왔다. 반면 국방부는 침몰 원인과 관련해 가능성이 없는 것들을 차례로 지워나가는 가운데 북한 어뢰로 인한 침몰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판단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김 장관은 국회 본회의장에 나왔고, 국방부 나름의 판단을 밝혔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얘기다.



김 장관 발언이 나오고 그에게 메모가 전달된 다음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엔 침몰 원인과 관련해 뒤늦은 조율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김 장관의 답변은 처음보다 신중해졌다. 김 장관은 마지막 질의자인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침몰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저의) 말투만 보고 ‘저것은 어뢰’ ‘이것은 기뢰다’는 식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첫 질의자인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에게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좀 더 실제적”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뉘앙스가 달라진 셈이다.



김 장관의 말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가 단순히 실수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장관은 2일 국회에서 의미심장한 언급을 많이 했다. 그는 천안함 절단면의 ‘C’자 형 곡선에 대해 “거기서 보이는 것은 (어뢰가) 직격한 경우에 나올 수 있는 사진”이라고 했다. “북한이 수중 폭발을 일으켜 버블로 공격하는 방식의 어뢰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는 말도 말했다. 바로 전날까지 이 대통령이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거듭 당부한 뒤 나온 국방장관의 발언치곤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청와대는 그동안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런 입장은 특히 이 대통령이 강조했다. 내부적으론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증거가 확보되기 전에 거론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는 기류가 청와대엔 강하다. 반면 국방부는 북한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갈수록 무게를 뒀다. 본능적으로 북한 변수를 크게 볼 수밖에 없는 군의 특성,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된 각종 조사를 통해 파악되는 여러 정황에 대한 군 나름의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 위기상황을 전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청와대와 군사적 관점에서 현장을 조사하고 사고 원인을 판단하는 국방부의 미묘한 입장 차이는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이 중대한 시기에 다소 헷갈리는 사인을 보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승욱·정효식·남궁욱 기자



김태영 국방장관이 받은 VIP 메모 전문



장관님! VIP께서 외교안보수석(국방비서관)을 통해 답변이 ‘어뢰’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하면서(기자들도 그런 식으로 기사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여당 의원 질문 형식으로든 아니면 직접 말씀하시든 간에 “안 보이는 것 2척”과 “이번 사태”와의 연관성 문제에 대해



① 지금까지의 기존 입장인 침몰 초계함을 건져봐야 알 수 있으며 지금으로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고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시고 ② 또한 보이지 않은 2척은 식별 안 되었다는 뜻이고 현재 조사 중에 있으며 그 연관관계는…직접적 증거나 단서가…달라고 하십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