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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체질, 자주 앓는 병 한눈에

수년 전 쌀이 주식인 일본인의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Copy Number Variation)’를 조사한 결과 녹말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유전자의 개수가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유럽인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물학적 필요에 의해 아밀라아제 유전자가 증폭된 것이다. 이처럼 CNV는 진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인종 간 유전적 특성을 보여주는 좋은 소재다.

서울대 의과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서정선 교수팀이 4일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한 ‘아시아인 초고해상도 유전자 복제수 변이지도’는 아밀라아제 변이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CNV를 처음 집대성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인에서만 나타나는 3500여 개의 CNV를 2100여 개 유전자 상에서 찾아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의 CNV를 모아놓은 영국 생어연구소의 지도와 비교 분석했다. 아시아인이 자주 앓는 질병이나 특정 환경에 적응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2003년 인간 지놈(Genome) 프로젝트가 완성됐을 때 인간의 DNA는 99.9%가 동일하고 0.1%의 차이로 형질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지놈을 이루는 30억 개의 염기쌍에서 2만5000여 개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각각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0.1% 정도만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개인·인종 간 형질 차이를 0.1%로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그래서 2004년부터 특정 유전자의 CNV가 주목을 끌었다. 활용을 많이 하는 유전자는 몇 배수로 증폭됐고, 그렇지 않은 유전자는 복제 수가 줄거나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주영석 박사는 “CNV에 의한 유전자 변이까지 포함하면 지놈 전체의 염기서열 차이는 0.1%에서 1%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밝혀진 CNV는 생명공학 업체 마크로젠이 개발한 DNA칩을 통해 사업화된다.

서 교수는 “CNV는 암·당뇨·고혈압 등 생활습관성 질환에 대한 감수성뿐 아니라 특정 약에 대한 반응도 등 개인의 체질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며 “이번 지도로 개인별 맞춤의학 연구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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