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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의사들의 실력은 …

“배가 아플 때 어떡하면 되죠?” “시(市) 병원으로 올려 보냅니다.”

최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북한 이탈주민 의사자격시험심의위원회’에서 오간 대화다. 북한 출신 의사가 한국 의사 시험 응시 자격을 갖췄는지를 심사하는 자리. 심의위원 5명(의대 교수)이 지원자의 의료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이것저것 질문을 던졌다. 지원자는 S씨(50)였다. 그는 복통 대처법을 설명하지 못했고 북한 의원(우리의 보건지소에 해당)에 근무할 때 “약이 없어 환자를 상급 병원으로 보낸다”고 답변했다. 그는 원산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시골 의사로 근무하다 러시아 벌목 현장 의사로 갔다. 10여 년간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마사지와 침 놓는 일을 하다 한국으로 왔다. 그는 “러시아에 뇌질환 환자가 많다는데 어떻게 진료하느냐”는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결과는 자격 인정 불가. 국시원은 “국내 의과대학 졸업자와 동등한 기초 및 임상의학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유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사람은 2008년 북한 의사 A씨에 이어 두 번째 자격 불인정 탈북 의사가 됐다. A씨는 북한에서 5년제 의대를 나왔는데 한국(6년제)과 학제가 달라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국내 한 의대에 편입해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면허증이나 자격증을 소지한 탈북자들이 늘고 있지만 국내 장벽을 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이탈 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면허증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간호사, 자격증은 건축·토목기사 등 20여 가지다. 의료 관련 면허를 따려면 자격시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뒤 국가자격시험을 봐야 한다. 지금까지 22명이 국내 의사에 도전해 7명이 최종 합격했다. 1998년 이후 모두 29명이 의사·간호사 등 의료 관련 면허증 취득을 시도했지만 11명(38%)만이 합격했다. 탈북자는 외국 의대 졸업자보다 절차가 덜 까다롭지만 이마저 통과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기능사 자격증 취득은 쉬워=기사나 기능사 자격증은 국내 취득이 쉬운 편이다. 별도의 시험 없이 한국산업인력공단 검정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된다. 99년 이후 27명이 자격증 인정을 신청해 22명이 취득했다. 식품기사와 정보처리기사 분야에서 각각 두 명, 건축·토목·화공·메카트로닉스 등 12개 분야에서 한 명씩 기사 자격증을 땄다. 북한의 교과목과 내용이 달라 교사는 국내에서 자격증을 딸 수 없다.  

신성식 선임기자,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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