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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잠긴 해군도시 진해 최대 축제 군항제도 썰렁

진해 군항제 기간 중인 4일 해군작전사령부 진해기지의 벚꽃길은 천안함 침몰 사건의 여파로 예년과 달리 한산하다. [진해=송봉근 기자]
4일 낮 경남 진해시 중앙동 중원로터리. 전국 최대의 벚꽃축제인 제48회 군항제(1~11일)를 맞아 도로 위에는 줄에 매단 만국기가, 가로등에는 군항제·진해시 기(旗)가 바람에 펄럭인다. 주변 도로에는 음식점 거리와 풍물시장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벚나무는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관광객이 예년보다 훨씬 적다”고 입을 모았다. 쇠고기국밥·파전 등을 파는 우송식당 주인 김모(56)씨는 “예년 점심시간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북적거렸지만 오늘은 빈자리가 많지 않으냐”며 실내를 가리켰다. 그는 “저녁에도 술 마시고 떠드는 사람은 확 줄었다”고 말했다. ‘벚꽃빵’을 파는 조성천(39)씨는 “손님이 지난해 축제 때의 3분의 1밖에 안 되고 단체 주문이 많이 취소됐다”며 “올해는 손해나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애를 태웠다. 그는 “천안함 침몰사건이 가장 큰 원인이고 다음으로 추운 날씨로 벚꽃이 활짝 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도시’ 진해가 군항제 기간인데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진해 출신 한주호(53) 준위의 순직을 포함한 천안함 침몰사건의 여파 때문이다. 매년 200만 명 이상(지난해 240만 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아직까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요 행사가 열리는 중원로터리에만 어느 정도 인파가 붐빌 뿐 다른 지역은 조용하기만 하다.

요란한 행사도 자취를 감췄다. 1일 오후 군악대 취주악, 벨리댄스, 불꽃 쇼, 연예인 축하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던 개막식과 축제의 밤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2~4일 중원로터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비롯한 헌병대 기동퍼레이드 같은 군 참여 행사도 취소됐다.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군악대, 의장대원 450여 명이 참여해 행진곡 공연과 의장시범을 보여 주는 행사다. 베트남전 사진전, 우표전시회 같은 전시 위주 행사만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

군항제를 주관하는 이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 구방회(61) 사무국장은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행사가 많이 취소되면서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 장사가 안 된다는 주변 숙박·음식업소의 하소연이 많다”고 말했다.

시내에는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 파출소 등 관공서나 초·중학교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검은색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한 준위가 살던 자은동 덕산해군아파트 등에도 현수막이 내걸렸다.

진해시교육청은 19개 초등학교, 9개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번 주 학교장 재량으로 추모 특별수업을 하도록 지시했다. 방과후 진행될 특별수업은 초등학교는 모든 학년이, 중학교는 교장이 정하는 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해군 자녀가 많은 도천·덕산초교에서는 공개수업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31일부터 3일 오전까지 진해시청과 기지사령부 상승관에 설치된 한 준위 분향소에는 25개 학교 학생 5700여 명 등 1만1000여 명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손철원 제일고 교장은 “진해시민의 자존심을 살린 분이자 희생 정신을 가르친 분이어서 학생들과 함께 찾았다”고 말했다.  

진해=황선윤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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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