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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껍질 깎아 먹자니 아깝고…그냥 먹자니 찜찜하죠?

과일은 채소와 함께 대표적인 웰빙 식품이다. 수분이 80~90%로 채소보다 약간 적지만 열량은 100g당 50㎉ 전후로 채소보다 약간 높다. 수분을 뺀 나머지는 대부분 탄수화물(10~20%)로 구성돼 있다. 탄수화물 중 과당·유기산이 많다.

과일이 건강에 이로운 진짜 이유는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각종 생리활성물질(파이토 케미컬)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비타민 중에선 비타민C·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이 많다. 미네랄은 칼륨(혈압 조절)·칼슘(뼈 건강에 유익)이 풍부하다. 식이섬유 중에선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다. 봄은 딸기를 필두로 각종 과일이 본격 출하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과일 껍질을 깎아 먹어야 할지, 그냥 씻어 먹어야 할지 그 대차대조표를 산출해 보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껍질에 비타민·식이섬유 더 많아

과일 껍질엔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속살(과육)보다 더 많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과일의 대표적인 파이토 케미컬인 라이코펜의 경우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보다 햇볕을 받고 자란 것에 더 많다”고 말했다. 또 껍질이 속살보다 햇살을 더 받으므로 파이토 케미컬 등 각종 웰빙 성분 함량도 더 높다.

특히 사과·배·복숭아 등은 껍질에 식이섬유의 대부분이 들어있다. 식이섬유는 혈관 건강을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비만을 막아주는 ‘귀여운’ 성분이다. 귤·자몽의 겉껍질을 벗겨내면 드러나는 얇은 흰색 속껍질엔 식이섬유가 속살보다 훨씬 많다. 특히 귤의 속껍질에 든 비타민P는 비타민C의 기능을 보강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맛이 약간 쓰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귤의 겉껍질만 살짝 벗겨내고 먹는 것이 최선이다.

레드와인 몸에 좋은 이유, 포도 껍질 때문

블루베리·포도·딸기·자두 등 검붉은색을 띠는 과일의 껍질엔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E(토코페롤)보다 항산화력이 크다.

포도의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도 껍질·씨에 몰려 있다. 육식·흡연을 즐기는 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미국·영국인보다 낮은(프렌치 패러독스) 비결이 포도의 씨와 껍질까지 발효시켜 만든 레드 와인(적포도주)을 즐기는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배 껍질엔 폴리페놀(항산화 성분), 감 껍질에는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가 풍부하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영양과 김덕희 팀장은 “과일의 비타민C는 속살보다 껍질에 많다”며 “금귤의 껍질(100g당 70㎎)엔 과육(30㎎)보다 비타민C가 두 배 이상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베타카로틴도 금귤의 속살엔 전혀 없지만 껍질엔 46㎍ 함유돼 있다. 사과 껍질의 폴리페놀 함량은 속살보다 2~9배 높다.

사과, 주스로 먹으면 식이섬유 섭취 못해

[중앙포토]
사과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먹는 것이 사과주스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이롭다. 주스로 가공하는 도중에 사과의 식이섬유가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이다.

사과 껍질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과 항산화 성분인 쿼세틴이 풍부하다. 펙틴은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 동맥경화·고혈압·고지혈증 예방을 돕는다. 쿼세틴은 노화·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준다.

사과의 비타민C는 껍질 바로 밑의 속살 부분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사과 껍질을 두껍게 깎는 사람은 비타민C를 거의 섭취하지 못하게 된다.

귤 껍질 차 만든다면 반드시 유기농으로

농약 잔류, 식중독균 오염, 과일 알레르기 등이 걱정돼 과일을 깎아 먹는 사람이 아직 많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7~2008년 지자체와 합동으로 전국 유명 마트·시장 등에서 판매 중인 사과·배·감·포도 등 과일 4776건을 수거해 농약 잔류량을 분석한 결과, 농약이 허용기준 이상 검출된 것은 9건에 불과했다.

그렇더라도 껍질을 깎지 않고 과일을 먹으려면 물에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농약은 대부분 표면에 묻어 있으므로 세척하면 할수록 안전하다.

배·포도 등은 종이로 과일을 싼 채 농약을 뿌리므로 농약 잔류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귤·사과는 유기농 제품이 아니면 껍질을 깎아 먹거나 철저히 씻어 먹는 것이 좋다. 일반 귤 껍질로 진피차를 만드는 것도 권장하기 어렵다. 특히 오랜 수송 과정을 거쳐 수입되는 망고·자몽 등 열대 과일은 껍질을 버리는 것이 원칙. 방울토마토도 소금물에 30분 이상 담갔다가 헹궈 먹자.

알레르기 있다면 껍질 깎는 게 좋아

과일 알레르기는 사과 껍질·살구·체리·키위·복숭아·파인애플·토마토의 초록색 씨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과일과 접촉한 입술·입 주위의 가려움증·물집 등이 흔한 증상이다. 두드러기·천식·설사·복통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과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과일을 깎아 먹어야 한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대부분 껍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과일 껍질에서 알레르기를 주로 일으키는 성분은 펄프다.

CHA의대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호 교수는 “펄프는 분자량이 커서 장에 흡수되지 않지만 소화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항생제·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고 있으면 장에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씻을 땐 식초 10% 희석액 이용을

탄수화물 식품인 과일은 육류·해산물(단백질 식품)처럼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조건은 아니다. 특히 과일의 껍질에선 식중독균이 거의 증식되지 않는다. 껍질 자체가 식중독균 오염을 막는 일종의 방어벽인 셈이다. 그러나 껍질의 상처 부위를 통해선 식중독균이 속살까지 침투할 수 있다. 과일을 살 때 상처 난 부위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것은 이래서다. 또 조리자의 손에 묻어 있던 식중독균이 과일 껍질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손부터 잘 씻어야 한다. 특히 수박·토마토·참외 등은 토양에 서식하는 식중독균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더욱 철저하게 씻는다.

과일을 세척할 때 식초 희석액(10%)이나 과일 전용 세제를 사용하면 잔류 농약과 식중독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제 사용 후엔 흐르는 물보다 용기에 담긴 물에 과일을 넣고 충분히 씻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무력증 환자는 식이섬유소 피해야

과일 껍질에 듬뿍 들어있는 식이섬유도 일부 사람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는 “과일 껍질에 든 식이섬유는 대부분의 변비 환자에게 유익하나 대장무력증, 항문·직장 기능 이상, 과민성 장증후군을 함께 갖고 있는 변비환자에겐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환자에겐 식이섬유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식이섬유가 대장에서 발효될 때 수소·메탄·이산화탄소 등 가스가 생성된다. 따라서 갑자기 많은 양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방귀를 유발할 수 있다.

과일 껍질 깎아먹기의 장단점

장점

●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파이토 케미컬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다.

● 웰빙 성분 덕분에 변비·혈관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단점

● 껍질에 농약이 소량 잔류할 수 있다
(식약청 검사에선 잔류 농약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짐).

● 과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 과다 섭취하면 방귀·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청·CHA의대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포도의 부위별 웰빙 성분 함량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함량 (머루포도와 캠벨종 포도 100g당)

껍질 2~3㎎ / 씨 1.6~4㎎ / 송이가지 26.5~52.1㎎ / 속살 불검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 (머루포도와 캠벨종 포도 100g당)

껍질 203~239㎎ / 씨 720~1439㎎ / 송이가지 320~703㎎ / 속살 17~20㎎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활성도

껍질 18~21% / 씨 90% 이상 / 송이가지 41~90% / 속살 5% 미만

※자료: 경북 보건환경연구원·한림대 성심병원 영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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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