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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산책하듯 한바퀴 돌다 보면 어느새 ‘수고하셨습니다’

#4월 3일 오전 8시. 최수아(33·여·서울 창동)씨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찾았다. 입구에 이르자 도우미(간호사)가 최씨의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휴대정보 단말기(PDA)로 접수대에 알린다. 대기실에 있던 최씨는 곧 검진전문 간호사와 일대일 개별상담을 한다. 간호사는 그녀에게 맞춤형 검진항목을 권했다. 최씨는 안내를 받으며 유기농 면으로 만든 수진자 가운을 입고, 여성전용 검진 공간인 ‘여성존’으로 들어섰다. 황토·돌·나무 등 천연마감재로 꾸며져 마치 공원 같은 검진 공간이 펼쳐진다. 최씨는 모든 검진 과정을 자동으로 체크해 컴퓨터로 전송하는 전자태그(RFID) 내장 시계를 왼손에 찼다. 심전도 검사실 앞 인식기에 시계를 대자 최씨 인적사항과 검사항목이 뜬다. 숲속 같은 쾌적한 공간을 거닐며 검사를 모두 마친 최씨는 샤워를 하고 귀가했다.

강북삼성병원이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건진센터를 오픈했다. 나무·물·흙·돌 등 천연재료를 마감재료로 사용해 환자에게 쾌적한 친환경을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암진단 최고 장비 PET-CT도 도입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이 이달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건진센터를 오픈했다. 1981년 국내 처음 현대감각의 종합건강진단 개념을 도입했던 강북삼성병원이 또다시 건강검진의 새장을 열었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1층에 위치한 건진센터 규모는 9765㎡(2954평). 기존 강북삼성병원 내에 있을 때보다 세 배 이상 확장됐다. 이곳은 매년 강북삼성병원을 찾는 7만 명(국내 최대 규모)의 수진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건진센터는 최대 규모에 걸맞게 최첨단 장비를 구비했다. 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 단층촬영) 등 특수 장비뿐 아니라 암 진단의 최고 장비로 일컫는 PET-CT(양전자 단층 촬영)까지 도입했다.

이곳에선 환자가 불편함 없이 검진을 받을 수 있다. 환자가 팔목에 찬 인식기(RFID)를 각 검사실에 있는 인식기에 대기만 하면 모든 검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대기 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내시경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10개의 내시경실을 마련했다.

특히 수진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남녀 공간을 완전히 분리했다. 이렇게 받은 검진 결과는 인터넷을 통해 최장 5년까지 조회할 수 있다. 기본 건진비는 남자 50만원, 여자 55만원. 고급건진의 경우에도 건강진단의 대중화를 위해 거품을 뺐다.

천연·친환경 마감재 … 수진자 가운도 유기농 면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니다. 내부 인테리어만 보면 그렇다. 마치 숲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됐다. 나무·물·흙·돌 등 천연재료와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자연을 곳곳에 녹여냈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건강의학본부장은 “삼림욕 하듯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건강검진이 끝난다”며 “건강진단 자체가 기분 좋은 체험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건진센터로 들어서는 유리계단과 그 밑에 펼쳐진 330㎡(약 100평) 규모의 현대식 인공 연못은 5성급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한다.

접수대기 공간 벽면에는 다년생 식물인 ‘송학’이 뒤덮고 있다. 송학은 광합성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 실제 건강검진이 이뤄지는 곳의 벽도 제주도에서 공수한 황토를 이용한 꽃담을 설치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진자에게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면으로 만든 수진자 가운이 제공된다. 3년 이상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 배출이 없는 천연소재다. 의료진의 가운도 유기농이다.

건진센터에서는 마시는 물 하나까지도 친자연적이다. 미네랄과 무기 영양소가 풍부한 200m 바닷속의 해양 심층수를 제공한다.

존스홉킨스와 ‘한국형 질병 지도’ 공동연구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는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인 미국 존스홉킨스가 선택한 곳이다.

건진센터는 지난해 12월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과 코호트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코호트(cohort)는 쉽게 말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거나 비슷한 생활환경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이들 집단을 대규모로 장기간 관찰해 각종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코호트 연구다.

이를 통해 질병을 예측 또는 예방해 천문학적인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연구결과는 생활습관과 질병의 상관관계, 질병의 새로운 변화 등을 알려주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는 존스홉킨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형 질병 지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의를 구한 수진자의 대규모 검진정보를 바탕으로 뇌심장혈관질환·암·당뇨병 등 질병이 발생하면 원인인자가 무엇인지 존스홉킨스와 함께 추적한다.

신호철 본부장은 “질병 지도와 함께 건강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건강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인터뷰 한원곤 원장

“검진자 장기간 추적·관찰해 평생 관리 해드립니다”


“키는 어느 건강검진센터에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들쑥날쑥합니다. 측정 방법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에요.”

강북삼성병원 한원곤 원장이 현재 이뤄지고 있는 건강검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혈압 측정·혈액 검사 등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다.

한 원장은 “정말 키가 많이 줄었다면 골다공증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측정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며 “검진 기준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데이터도 중구난방”이라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는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과 손잡고 건강검진 기준의 표준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르면 3개월 뒤 성과물이 나온다.

한 원장은 “존스홉킨스와 만든 기준이기 때문에 세계 기준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건강검진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이렇게 도출된 검진 결과를 가지고 수진자의 평생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동의한 수진자를 대상으로 혈액·소변 등 샘플을 영하 160도의 초저온 냉동상태로 보관하는 바이오 뱅크를 내년 초 운영한다는 것. 수진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해 질병 발생을 예측·예방할 수 있다.

한 원장은 “현재 건강검진은 문제가 있으니까 조심하라는 수준에 그친다. 앞으로 건강검진은 평생 관리 개념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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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