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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활절 아침, 천안함 희생자를 생각한다

오늘 우리는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로 승조원들과 구조 작전에 투입됐던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의롭게 순직했다. 게다가 수색에 참여했던 저인망 어선 98금양호 선원들까지 애절하게 희생됐다.

2000여 년 전에도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오늘은 부활절이다. 우리 인구의 약 30%(1500만 명)에 이르는 기독교(개신교·가톨릭) 신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는 공자·소크라테스·석가모니와 함께 세계 4대 성현 중 한 분이다. 비신자라고 하더라도 부활절을 계기로 한번쯤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예수의 죽음은 그를 따르던 사람들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에 모든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시대와 종교를 초월해, 사랑하는 아들·남편·아버지를 잃은 우리 천안함 침몰 유가족과 예수 제자들의 심정은 같았다.

예수는 그들에게 선포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마가복음 1:15) 여기서 ‘회개하여라(repent)’는 ‘삶을 개선하여라(reform your lives)’로도 번역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번역한 성서 판본도 있다.

예수의 메시지에 따라 삶을 바꾼 사람들은 이내 슬픔을 딛고 일어나 예수의 부활을 세상에 선포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예수의 말을 상기했을지도 모른다. “선한 일을 한 사람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는다.”(요한복음 5:29)

새로이 개혁된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독교는 로마의 국교가 됐고 기독교 문명권이 형성됐다. 결국 예수 부활에 대한 믿음은 민주혁명·산업혁명·과학혁명의 근원적 원인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예수가 말한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를 어떻게 수용하고 응용하고 번역할 것인가. ‘하나님의 나라’는 어쩌면 불교가 말하는 서방정토(西方淨土)와 지향하는 바가 같다. 부처가 있는 깨끗한 국토다. 우리 나라의 건국이념이며 교육이념으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인 홍익인간(弘益人間)도 예수의 복음과 상충하지 않는다.

우리는 뭔가 ‘때가 차고 가까이 온’ 시점에 살고 있다. 그때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서 홍익인간의 정신을 국제사회에서 구현할 때가 돼야 한다. 그때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예수는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아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봤다. 르네상스의 본뜻은 재생(再生)이다. 마치 새로 태어난 것 같은 국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국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지 않을까. 매년 부활절이 던지는 이 화두는 천안함 침몰에 따른 슬픔을 승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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