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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하모니 코리아, 리모델 대한민국’

최근 미국 의회의 한 표결 과정이 주목받았다. 의료보험 개혁법 수정안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구겨졌던 세계 최강국 체면을 조금 세웠다. 민주주의의 저력을 과시했다.



물론 법안의 내용이 중요하겠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첫걸음을 떼었다는 의미를 크게 보면 낙관론이다. 진정한 건강보험 시대로 가야 할 길이 아득하다고 보면 비관론이다.



표결의 내용보다 우리 입장에서 더 부각되는 것은 진행 과정이다. 대화-소통-토론-타협-표결-승복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오히려 신선했다. 우리는 ‘특수 기술’이 발달한 듯하다. 혼자 말하기-몸싸움-절차 무시와 같은 것들이다. 모든 게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압축적으로 이뤄낸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과는 자랑할 만한데, 토론 문화까지 압축적으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근대화 기적’의 그늘이다. 사회 갈등은 곳곳에 쌓여 있다. 계층·이념·지역·세대·남녀·다문화 사이의 갈등이다. 세종시 문제와 같은 정치적 갈등은 그렇지 않아도 학습이 부족한 우리 사회의 토론 문화를 악화시키는 데 앞장선다. 삼성경제연구소의 2009년 6월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국가 중 터키·폴란드·슬로바키아에 이어 4위다.



어떤 사안에 대한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은 어디에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보수-진보, 좌-우 갈등으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흑백논리 이분법의 명분론이 맞서기 일쑤다.



‘우격다짐 문화’는 지식인의 책임이 크다. 부족한 것은 배우면 될 텐데 벤치마킹할 모범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오늘 개최되는 ‘보수-진보 맞짱 대토론’은 기대된다. 갈등 해소의 한 전범을 세웠으면 한다. 오후 2시부터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19층 기자회견실)에서 열린다.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고건 전 국무총리),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세원 전 서울대 교수)가 중앙일보와 공동 주최한다. 보수 성향의 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 진보 성향의 좋은정책포럼(대표 김형기 경북대 교수), 그리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현오석)이 행사를 공동 주관한다. 정부·학계·싱크탱크·시민단체·언론이 함께 이 같은 ‘맞짱 토론’을 연중기획으로 마련하기는 처음이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남북·한미관계, 교육, 복지, 세계화, 노동 등 묵직한 주제가 망라된다.



특히 토론회 말미에 ‘종합 의견’을 이끌어 낸다니 눈여겨볼 만하겠다. 두 발표자 공통의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뭐고, 양보할 수 없는 선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여태까지 이런 시도는 없었다. 갈등을 제거하고 상대를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간주했던 과거와 차별화된다. 갈등과 함께 사는 지혜를 선보이길 기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맞짱 토론’의 지향점은 ‘하모니 코리아, 리모델 대한민국’이다. 조화와 상생과 소통이 일상화된 대한민국, 리모델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미리 상상해 본다.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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