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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도 이긴 연아의 로사리오 반지



"절대 소지품을 잃어버리지 마라. 머리카락도 조심해야 한다."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의 스승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김연아를 처음 맡았을 때 신신당부한 말이다. 훈련에 집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오서 코치는 왜 이런 특별 부탁을 했을까.

◇주문 외는 러시아 코치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선수들의 훈련장이었던 '티라웃 아이스링크'에 안도 미키의 코치인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가 나타났다. 김연아의 공식 훈련 시간이었고, 안도는 그 시간에 훈련이 없었다. 한 피겨 관계자는 "모로조프 코치는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 점프를 뛰는 지점 근처에서 큰 소리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올림픽 부진을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 순간 김연아 매니저와 물리치료사, 오서 코치 등 측근들이 '인의 장벽'을 형성해 주술을 막아냈다.

피겨계에서 모로조프 코치는 '주술사'로 유명하다. 안도가 경기를 할 때 모로조프 코치는 링크 바깥에서 계속해서 무언가를 중얼중얼 읊조린다. 안도의 선전을 위한 주문을 외는 것이다. 모로조프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라이벌 선수들의 부진을 위한 주문도 건다. 이는 러시아 출신으로 아사다 마오(20·일본 추쿄대)를 가르치는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라이벌 선수들의 머리카락을 떼 가거나, 그들이 아끼는 소지품을 슬쩍 가져가 주술을 걸곤 한다고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맡은 직후 "찝찝한 일을 만들어 좋을 것이 없다. 소지품을 주의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로사리오 반지 품은 침착한 연아

김연아에게도 '행운의 부적'이 있다. 천주교 신자인 김연아는 묵주 반지 '로사리오의 반지'를 품고 경기에 임한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2008년부터 딸의 피겨복 어딘가에 이 묵주반지를 단단히 꿰매둔다. 쇼트 경기복과 프리 경기복 두 곳 모두에 반지를 달아놓고, 시즌이 끝나면 반지를 다시 떼서 새로운 경기복에 붙인다. 경기중 김연아를 지켜달라는 의미다.

김연아는 2008년 5월 서울 동소문동 성김대건관 경당에서 주례사제 이승철(서울대교구 직장사목 담당)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세례명은 '스텔라'. 어머니 박씨도 이 날 '안나'라는 세례명을 함께 받았다.

밴쿠버 올림픽 때 김연아는 성호를 긋고 경기에 임했다. 주술이나 신앙이 직접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김연아는 "신앙을 가진 후 든든한 느낌이 든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토리노=온누리 기자[nur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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