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제2연평해전 참전 박경수 중사도 실종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 장병 가족이 27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평택=최정동 기자
천안함 실종자 가운데는 제2연평해전에 참전했던 박경수(30) 중사도 포함됐다. 박 중사는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서 참수리 357정 보수정에 탑승해 교전을 하며 부상 사실을 모른 채 전투에 임했었다. 박 중사는 천안함을 탄 지 1년 정도 됐고, 보수선임하사로 배안의 보수·정비 등을 담당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갑판장이었던 이해영(59) 원사는 “어제 저녁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해전 당시 갑판에서 함께 일하며 서로 돕고 부족한 것을 채웠는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원사에 따르면, 박 중사는 차분하고 성실한 ‘해군다운 해군’이었다. 그는 “박 중사가 연평해전 이후에 전역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다시 배를 탔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중사는 이번 훈련에서 돌아오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아내와 2004년 혼인신고를 했으나, 바다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슬하에 딸 하나를 뒀다. 지난해 중사로 진급하면서 평택의 해군아파트로 옮겨 가족과 함께 생활했다.

연평해전에서 조타장으로 있다가 전사한 고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종선(36)씨는 “오전에 박 중사 부인과 통화를 했는데, 울면서 ‘나도 따라 죽겠다’는 말만 계속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살아 돌아 올 수도 있으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다잡으란 말밖에 못해줬다”고 했다. 박 중사의 실종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의무병으로 근무하다 온몸에 총상을 입고 전사한 고 박동혁 병장의 아버지 박남준씨는 “박 중사는 내 아들과 다름없는 사람”이라며 “추모본부회원들이 집에 모여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만인 27일. 경기도 평택항 근처 해군2함대 사령부에 실종자 가족들이 몰려들면서 흥분한 가족들과 해군 측 사이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졌다. 27일 오후 4시께 해군 측은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구조 계획 설명회를 부대 안에서 열었지만 가족들은 “아무 내용이 없다”며 항의했다. 부대 정문 앞 행정실로 찾아와 “기자들도 함께 브리핑을 듣게 해야 한다”며 헌병의 제지를 뿌리치고 부대내 동원예비군 안보예비군 강당으로 몰려갔다. 그 과정에서 병사들이 지닌 총을 보며 “왜 총을 가져나왔나며”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경수 중사
사령부내 임시 가족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부대 측에서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 뉴스를 보고 내 발로 찾아왔다. 그런데 기상이 나빠 구조작업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우리가 직접 구할 테니 헬기라도 띄워달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 또 “계급이 높은 사람들은 대부분 구조돼 살아남고 실종자들이 대부분 계급이 낮은 군인들”이라며 “설명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창원에서 올라온 서대호(22)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52)씨는 “마트에서 자정까지 일하다 집에 와 새벽 2시쯤 TV를 켜니 침몰소식이 나와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서 하사는 지난해 7월 진해에서 해군 훈련을 받고 올 2월 평택 2함대에 배치됐다. 안씨는 “사고 1주일 전 함선 위에서 ‘이번 훈련이 끝나면 휴가 나갈 거니까 기다려. 엄마, 보고싶어’라고 말했다”며 흐느꼈다.

일병 조지훈씨의 어머니 정혜숙씨는 휴대폰을 꺼내 아들이 지난 13일 보낸 컬러 메일을 보여줬다. 함선 위에서 다른 동료들과 찍은 사진과 함께 전송된 메일에는 ‘해군 아들 NNL 잘 사수하고 있음. 몸 조심히 잘 지내고 계십니까? 아들은 잘 지내고 있음. ㅎㅎ 걱정마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실종자 박보람(25) 하사의 어머니는 “해군 관계자가 ‘지금 구조하러 갔다가 똑같이 죽으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말했다”며 “그런 무책임한 답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제발, 무사하게 해 주세요.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한번씩만 기도해줘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병장 강현구씨의 아버지는 “아들은 제대를 4개월 남겨 두고 있었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사이버 공간도 크게 술렁였다. 해군 홈페이지(www.navy.mil.kr)에 글을 올린 김지웅씨는 “오후 9시에 사고가 나서 오전 1시까지 4시간 동안 58명만 구조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그것도 실종자들 대부분이 하사나 일반 사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터넷 카페 ‘제2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본부’에도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네티즌 ‘dk3dko’는 “실종자 명단에 2002년 6월 29일 참수리357호에 승조했던 박경수 중사님도 계십니다. 모두 무사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해군 홈페이지 역시 탑승한 장병의 안전과 사고 전후 위기상황에 관한 질의가 쇄도했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