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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지켜온 노거수 2667그루 전국지도 나왔다

[1]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백두대간 옥돌봉에서 도래기재 방향으로 300m쯤(GPS좌표 위도 37도02분, 경도 128도47분) 올라가면 빽빽한 숲 속에서 자라고 있다. 잔가지가 사방으로 어지럽게 뻗어 있는 이 철쭉은 둘레 1.05m, 높이 4.5m로 수령이 55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지가 그물처럼 옆으로 뻗어 있어 별칭을 ‘그물 철쭉’으로 지었다. [2] 제주도 서귀포시 서흥동 야산 기슭(GPS좌표 위도 33도15분, 경도 126도33분)에 있다. 한라산 정상을 등에 업고 있는 듯한 이 나무는 둘레 5.92m, 높이 16m로 수령은 2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풍토에 잘 맞는 녹나무는 늘 푸른 상록교목이어서 제주도 상징나무로 지정됐다. 별칭은 아직 짓지 못했다. [3] 설악산 음지백판골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황철봉 방향으로 4시간(GPS좌표 위도 38도11분, 경도 128도24분) 정도 올라가면 볼 수 있다. 힘줄이 튀어나온 것처럼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윗부분이 고사된 이 주목은 둘레 4.03m, 높이 19m로 수령은 1200년에서 1500년으로 추정된다. 뿌리는 땅 위로 뻗어 나오는 등 못생겨 별칭이 ‘못난이 주목’이다. [산림청 녹색사업단 제공]
지금까지 나무는 자원이고 환경이었다. 그러나 앞으론 생태와 역사다. 문화재와 관광, 의료도 된다. 산림청이 지난 1년 동안 국내 토종 노거수(老巨樹)를 찾아낸 이유다.



작업을 지휘한 산림청 녹색사업단 조현제 단장은 26일 “한국 산림생태 역사 연구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문화재 차원의 관리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녹색사업단 조현제 단장 등 직원 3명은 2008년 11월 산림생태계 자원 조사를 위해 지리산을 찾았다. 노고단 일대 숲 속을 관찰하다 둘레가 4m쯤 되는 벚나무가 죽어가는 현장을 발견했다. 주위엔 이처럼 죽어가는 아름드리 나무 다섯 그루가 더 있었다. 관리만 잘했으면 한국의 대표 벚나무로 손색이 없는 나무들이었다. 엄청난 산림자원 손실 앞에 이들은 ‘노거수 발굴’ 결의를 다졌다. 2667그루의 노거수는 그렇게 세상과 만났다.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은 산림환경 보호와 기능 활성화를 위해 2006년 출범한 재단법인이다.



나무 전문가인 한국산림생태연구소 박상곤 소장, 경북대 조용찬 박사 등이 포함된 발굴단 10명은 백두대간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일이었다. 선정 기준은 어른 가슴 높이의 나무로 몸통 둘레가 1.5m, 수령 200년 이상으로 정했다.



[4] 설악산 음지백판골(GPS좌표 위도 38도11분, 경도 128도24분)에 1m 높이에서부터 세 갈래 줄기로 갈라져 엄청난 기풍을 자랑하며 서 있다. 생육상태가 좋은 신갈나무는 둘레 6.5m, 높이 8m로 6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괴물 한 마리가 팔을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줘 ‘괴물 신갈나무’로 별칭을 지었다. [5] 경남 거창군 북상면 백두대간 동엽령과 빼재 구간의 능선부에 위치한 주목. 수령 400년에 둘레가 1.72m, 높이는 7m다. 스마트폰을 가진 독자라면 내비게이션 아이콘을 클릭해 주소를 입력하고 GPS 좌표(위도 35도51분, 경도 127도44분)를 확인하며 따라가면 이 주목을 만날 수 있다.
발굴 팀은 2인1조로 팀을 나눠 지리산·설악산을 뒤졌으나 처음 1개월은 단 한 그루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백두대간 항공사진을 모두 점검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정보도 얻었다. 이 덕에 지난해 3월부터 하나 둘 명품 나무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주목으로는 국내 최고령으로 확인된 설악산 ‘못난이 주목’(1200~1500년), 강원도 양양군 조침령의 피나무(700년), 경북 봉화군 옥돌봉의 철쭉(550년)을 발견하는 순간 발굴단은 눈물까지 흘렸다. 발굴 팀은 이렇게 지난 1년간 백두대간(지리산·설악산 등)에서 70종 1915그루, 울릉도에서 24종 209그루, 제주도에서 20종 543그루를 찾아냈다.



단원들은 노거수를 찾으면 먼저 GPS를 이용해 나무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 촬영과 수령 파악을 해 자료를 컴퓨터에 저장했다. 나무 전문가들이 매년 한 차례씩 생육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있을 경우 주변 생태환경 조사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향후 10년 동안 3만 그루의 거목을 발굴하기로 했다. 발굴에 참가했던 이근욱(30)씨는 “노거수 하나 하나가 국가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굴작업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노거수 발굴작업은 선진국에 비해 30∼60년 뒤져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산림청(Forest Service)이 매년 노거수 발굴 정책(National Register of Big Trees)을 점검하고 주정부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나무 수령이 오래되고 클수록 산소 등 인체에 좋은 물질 방출량이 많아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게 그 이유다. 발굴작업은 1940년대 시작됐으며 현재 826종 25만여 그루가 각 주정부의 특별 관리를 받고 있다. 학교 교재에 노거수를 소개해 학생들에게 산림유산의 중요성도 교육하고 있다. 영국은 15만 그루를 발굴해 관리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이를 풍토에 맞는 나무 육성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도 7만 그루를 관리하고 있는데 지역별 생태 연구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전=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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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老巨樹)=나무의 수령이 오래되거나 큰 나무. 노거수를 결정하는 수령이나 굵기의 기준은 없다. 현재 한국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나무 10만 그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관리하는 나무는 51종 162그루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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