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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EU 일단 체면치레 … 금융시장 한숨 돌려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 왼쪽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브뤼셀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은 체면을 지켰고, 금융시장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불씨는 남았다. 유로존의 합의안은 형식상으론 공동 지원이다. 하지만 내용상으론 ‘선(先) 국제통화기금(IMF), 후(後) 유로존’ 방식이다. 이번 합의안은 그리스가 4~6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때 발동한다. 이때 그리스가 먼저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곳은 IMF다.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는 “IMF 지원이 부족하면 유럽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가 그리스 지원에 쓸 수 있는 돈은 최대 100억 유로로 추정된다. 그리스가 석달 내에 갚아야 할 부채는 200억 유로다. 합의안이 나왔기 때문에 상당수 채권자는 그리스 국채의 만기를 연장해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그리스가 IMF 지원금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면 국가 부도나 다름없다. 이때가 돼서야 유로존이 나서기로 했으니 최후의 보루 역할만 맡기로 한 것이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의 지원을 받으려면 16개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독일에 거부권을 쥐여 준 셈이다. 그리스 지원이 실행될 경우 독일은 가장 많은 부담(27%)을 진다. IMF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그리스에 제시할 통화 정책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엇박자를 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외교적으로는 독일의 승리다. 이번 지원안은 독일·프랑스 정상이 한 시간 동안의 담판을 통해 만들었다. 여기서 독일은 IMF가 1차 지원을 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지원을 반대해 온 자국민들에게 면이 섰다. 그러나 프랑스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는 각을 세웠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독일이 유럽에 대한 책임감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갈등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밑바탕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서로 다른 경제 정책이 있다. 독일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효율을 높이는 길로 나가고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수요 관리 정책을 즐겨 쓴다. 불황 때는 오히려 허리띠를 풀고 수요를 늘려 경기를 북돋우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럽 전체로 보자면 ‘성장이냐 복지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재무부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온 점은 주목된다. 통화 정책을 하는 중앙은행은 있지만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기관이 없다는 약점을 해결해 보자는 시도다.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했다. 구제안 발표 직후 유로화 가치는 1.327달러대까지 하락했으나 26일 1.336달러대로 올라섰다. 어떤 형태로든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안도감이 자력 해결이 실패한 데 대한 실망감을 누른 셈이다. 25일 미국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는 0.05~1.55% 올랐다. 26일 한국·일본 증시도 상승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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