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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사진은 정확한 사실을 말한다 과연 그럴까요 ?

주어진 길로만 가는 것은 안전할지 모르나 재미가 없습니다. 개인이든, 사회든 때로는 반항과 반전, 일탈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번엔 상식을 뒤집거나 무심코 보아넘기는 현상의 숨은 의미를 파헤친 책을 골랐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할인점보다 비싼 편의점을 이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답니다. 첨단기술이 발달해도 사고 위험은 늘 존재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김영사
432쪽, 1만5천원


머스터드는 10여 종이 경쟁하는데 왜 케첩은 하인즈의 아성만 점점 커질까? 월스트리트의 이단아 나심 탈레브는 거의 매일 잃기만 하는 투자로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을까? 유방 x선 사진과 항공 사진의 공통적 문제점은? 퍼즐과 미스테리는 어떻게 다른가? 압박감에 무너지는 것과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의 차이는? 프로 미식 축구 선수 스카우트는 교사 채용 방식에 어떤 교훈을 주는가?

엉뚱한 제목처럼 흥미로운 질문과 그 풀이가 가득한 책이다.

◆ 지식 앤솔로지=지은이는 『티핑 포인트』 『블링크-첫 2초의 힘』 『아웃라이어』를 쓴, 이 시대의 가장 독보적인 논픽션 저술가로 떠오른 저널리스트. 2005년 타임 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08년 월스트리트 저널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들었을 정도다. 이번 책은 그가 1996년 이래 주간 ‘뉴요커’에 기고했던 칼럼 중 19편을 모은 지식 앤솔로지로 이전의 자기계발서와는 궤를 달리한다.

서문에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인간의 충동과 관련해 가장 흥미롭고 색다른 이야기를 가려뽑아 재구성했다”고 밝혔듯이 서두의 질문들처럼 어찌 보면 시시콜콜한 일상의 질문을 파고들었다.

◆ 글래드웰 식 글쓰기=글쓰기 방식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통념을 뒤집는다. 그렇게 만드는 근거도 구체적이고 다분히 학술적이어서 설득력이 크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설득보다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복적인 성격은 이번이 가장 심하다. 서술 순서도 과거와 똑같다. 일단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생생하게 제시하지만 결론은 정반대로 내리는 경우가 많다.

범죄자를 추정하는 FBI의 프로파일링 기법을 다룬 글이 대표적 예다. 첫 머리에 마술같은 성과가 생생하게 소개된다. 하지만 결론은 프로파일링이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책은 주제별 당사자와 전문가들을 직접 인터뷰해 생동감이 돋보인다. 읽는 이들이 이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가 1986년 1월 28일 발사 직후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하는 모습. 사고 원인은 불량 고무패킹으로 밝혀졌지만 실은 규칙과 문화를 따른 끝에 일어난 ‘정상사고’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첨단기술 실패로 인한 재난 위험성은 일상적으로 존재한다는 ‘위험항상성 이론’이 들어맞은 사례다. [중앙포토]
새로 찾아낸 뒷 이야기들도 흥미진진하다. 경구 피임약 문제를 다룬 ‘존 록의 잘못’ 같은 칼럼이 대표적 예다. 먹는 피임약은 여성들이 매달 생리를 하게 유도한다. 하지만 이는 존 록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탓이었다. 생리는 덜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최신 정보가 여기에 추가된다.

◆ 마이너 천재와 통념 뒤집기=책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그가 마이너 천재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태를 밀착해서 파헤친다. 마이너 천재란 월 스트리트의 이단아나 ‘염색한 것일까요 아닐까요’란 카피를 쓴 셜리 폴리코프같은 사람들이다.

2부는 사회현상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의 허점을 다룬다. 소재는 엔론의 파산, 챌린저호 폭발의 원인, 91년 걸프전 때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의 식별 실패, 노숙자 정책 등이다. 엔론이 회계를 속였다거나, 복잡한 시스템에서도 실패 위험을 0으로 줄일 수 있다거나, 사진은 정확한 사실을 알려준다거나, 사건들은 전형적 사례를 중심으로 종형 곡선으로 분포한다거나, 정보가 많을수록 판단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통념은 오류임을 설득력있게 풀어낸다.

3부에서는 타인을 판단하는 일의 허와 실을 다룬다. 예술가, 교사, 쿼터백, 회사원, 연쇄살인범이 앞으로 어떤 성과나 행태를 보일지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왜 그렇게 어려운가를 파고 들어갔다. 역시 통념과는 동떨어진 해석이나 대책이 제시된다. 책 제목 ‘What The Dog Saw’은 아무리 난폭한 개도 쉽사리 온순하게 만드는 개 전문가 밀란을 다룬 글에서 왔다.

지식 대중이나 최고 결정권자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번역문도 유려하고 흠이 드물다. 다만 ‘케첩 수수께끼’의 부제 ‘머스터드는 열 가지가 넘는데 케첩은 왜 한 가지 뿐인가’는 혼란스럽다. 고급 케첩만도 10여 종(78쪽)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년 전 한가지 머스터드가 모든 슈퍼마켓의 선반을 장악했다’(69쪽)에서 ‘수년 전’은 실수다. 문맥상 1970년대 초반임이 명백하다. 원문은 ‘For many years’다. 

조현욱 <번역가> poemloveyo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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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