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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최대 고구려 유적지 찾았다

남한 지역 최대 고구려 유적지가 경기도 연천군에서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고려문화재연구원(원장 김병모)은 군남 홍수조절지 수몰 예정지에 포함된 연천군 강내리 일원 약 3만㎡ 부지의 발굴 성과를 25일 공개했다. 이곳에서 4세기 말~5세기 말로 추정되는 고구려 고분 9기와 2~4세기께 자연부락 거주지 74기가 발굴됐다. 금제구슬, 유리구슬, 은제팔찌와 관못과 관고리, 각종 토기류도 출토됐다.

발굴 성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돌을 쌓아 만든 고구려 고분이다. 고분에선 전형적인 고구려 토기인 ‘흑색마연호(검은 빛이 돌고 겉이 반들반들한 항아리)’와 고구려에서만 보이는 꽃술 형태의 판이 달린 관고리(관을 들기 위해 설치한 손잡이)가 출토됐다. 이로써 남한에서는 경기도 용인 보정리와 판교신도시 등 총 18기의 고구려 고분이 확인됐다. 이번 발굴지역은 남한지역 전체 고구려 고분의 절반에 달한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 중 금제구슬도 주목된다.

김병모 원장은 “고구려에는 금광이 없었기에 고분에서 금으로 된 유물이 출토되는 예는 거의 없다. 특히 발굴로 출토지가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남한에선 이번이 첫 사례”라고 말했다. 고분 9기는 모두 횡혈식 석실묘(굴식돌방무덤)에 2명씩 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합장된 것으로 보아 부부로 추정되며, 고분은 3기씩 나란히 놓여 있어 3대에 걸친 가족묘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구려 고분에서는 관을 고정시키는 데 사용한 관못과 관고리, 은제 팔찌, 금제구슬과 유리구슬 등이 나왔다(왼쪽 사진). 석실분은 2m 가까운 깊이의 장방형 구덩이를 파고 무덤 벽에는 납작한 돌을 단정히 쌓아 올린 뒤 점토를 발라 마감했다.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도록 돌을 쌓은 전형적인 고구려 고분이다. [연합뉴스]
금제품과 유리구슬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은 고구려 사회의 10관등제 중에서 4~8관등에 해당하는 귀족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임진강 유역은 삼국의 세력 다툼 장소, 혹은 고구려의 남진 정책을 위한 군사 기지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고분에서 칼이나 창 등의 무기류는 전혀 출토되지 않았다. 김 원장은 “3대에 걸쳐 이 지역을 다스린 안정된 지배세력이 있었던 셈이므로 이 지역이 4~5세기께 고구려의 실효적 지배하에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고구려 장수왕(재위 413~491)의 지속적인 남진 정책에 따라 임진강 유역이 일정 기간 동안 고구려의 지배 권역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초기 철기 시대의 장방형 집부터 呂(여)·凸(요)자 형 주거지 등 2~4세기에 걸친 자연부락의 집터도 고루 발굴됐다. 한쪽 벽면을 따라 구들을 설치해 난방과 취사를 겸한 주거지, 난방 시설은 없이 아궁이와 저장용 항아리, 시루 등의 주방용품만 출토된 식당도 있었다. 문화재청 엄승용 국장은 “수몰예정지구에 놓여 있지만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해 문화재청이 책임지고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연천=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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