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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노드라마 ‘천변살롱’

빼어난 가창력의 박준면. [두산아트센터 제공]
1930년대 조선땅엔 ‘만요’란 게 인기였다. ‘만담+가요’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국악과 일본의 엔카, 서양음악 등이 섞여있는데 백미는 가사다. 이런 식이다. “다 떨어진 중절모자 빵꾸난 당고바지/ 꽁초를 먹더래도 내 멋이야/ 댁더라 밥 달랬소 아 댁더러 옷 달랬소/ 쓰디쓴 막걸리나마 권하여 보았건디/ 이래뵈도 종로에서는 개고기 주사”(‘개고기 주사’ 중)

두산아트센터에서 28일까지 공연되는 모노드라마 ‘천변살롱’은 이젠 60~70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만요’의 정취와 풍자를 새삼 환기시켜준다. 혹여 딱딱한 고증이나 고리타분함이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지 마시길. 당시 ‘모단’한 여성의 도도함은 21세기 ‘골드 미스’ 못지 않으니. 15곡의 ‘만요’를 듣노라면, 암울한 일제시대에도 좀체 꺾이지 않는 우리 어른들의 멋과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오빠는 풍각쟁이’를 부를 땐 객석까지 들썩이고,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가 불렀다는 ‘이태리의 정원’엔 프랑스 샹송보다 더 아련한 여운이 배어 있다.

여러 에피소드를 얼기설기 엮은 탓일까. 스토리는 뚝뚝 끊겼다. 오히려 막 사이 맛보기로 보여주는 30년대 영상자료가 쏠쏠했다. 국어책을 읽듯 딱딱하게 대사를 하던 여배우는 옷가게로 들어가 “여긴 왜 이렇게 값이 싸”라며 툴툴거리더니 가장 비싼 옷을 보고서야 “이건 좀 낫군”이란다. 그때 객석도 뻥 터졌다. 오! 80년이 넘는 ‘된장녀’의 전통이여. 36년 실제 상영된 영화 ‘미몽’의 한 장면이다.

작품의 최고 매력은 여배우 박준면의 재발견. ‘뮤지컬계 빅마마’란 애칭처럼 가창력이야 일찍이 검증된 바 있지만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솜씨며, 춤·노래·연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천연덕스러움이 예사롭지 않았다. ‘벽 속의 요정’ 김성녀의 후계자라 불려도 손색 없어 보였다. 공연 말미 ‘애수의 소야곡’을 부를 땐 괜스레 마음 한 켠이 쓸쓸해졌다. 아코디언을 연주하다 가끔씩 배우로 슬쩍슬쩍 등장하는 가수 하림의 어설픈 연기는 또 다른 잔재미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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