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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회 넘게 무대 서는 ‘팔색조 음악가’

“연주를 한 해 30회 정도만 줄여도 좋을 텐데….”

이달 27일 서울 공연을 앞둔 노르웨이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40·사진)가 전화 인터뷰에서 행복한 푸념을 했다. 그는 한 해 평균 100여 회 무대에 선다. “좀체 집에 있을 시간이 없어요. 한 해에 70회 정도의 연주가 적당하다고 봐요.”

안스네스는 음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비유되는 그라모폰상을 세 차례 받은 피아니스트다. 뉴욕타임스가 매년 뽑는 베스트 CD 리스트에 세 번 이상 이름을 올렸다. 깔끔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연주 스타일이 인기다. 세계 각국 무대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당연하다.

안스네스는 “무대에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도저히 연주 횟수를 줄일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연주 중 50%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다. 피아니스트로 협연을 할 때도 있고,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를 동시에 치기도 한다. 20%는 다른 악기 또은 성악가와 함께 하는 실내악 연주, 피아노 독주는 30%에 불과하다. 실내악 축제인 노르웨이 리소르 페스티벌의 음악 감독도 맡고 있다.

“변화가 좋아요. 지휘자·피아니스트, 그리고 실내악 주자까지 모든 게 어렵죠. 하지만 늘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지루하잖아요.” 한가지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는 ‘팔방미인’의 면모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에서 만날 수 있다. 안스네스는 모차르트의 협주곡 23·24번에서 지휘자·협연자를 겸한다. 피아노 앞에 앉아 노르웨이 체임버 오케스트라까지 통솔한다. 오케스트라 규모가 작았던 모차르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안스네스는 “오케스트라와 독주자의 음악을 통일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동시에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스네스가 피아노를 치면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공연 장소 선택에서도 그는 ‘새로움’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뉴욕의 아이폰 매장을 무대로 잡은 것이다. 안스네스는 지난해 12월 뉴욕 어퍼 웨스트 사이드(Upper West Side)에 있는 매장에서 무료 음악회를 열었다. “연주회장치고는 지나치게 시끄러웠죠. 하지만 도심의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듯한 기분이 좋았어요.”

노르웨이에서는 산 꼭대기에 피아노를 가지고 올라가 연주하기도 했다. “3000여 명의 청중이 걸어 올라와 음악을 들었어요. 산 밑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었고요. 익숙하지 않은 음악과 형식에 늘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도심과 자연을 넘나들며 연주하는 안스네스. 그의 또 다른 계획은 “다른 형식의 예술과 음악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미디어 아티스트인 로빈 로드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 로드의 영상이 무대에 펼쳐졌다.

“음악가의 역할요? 새로운 것으로 청중을 놀라게 하는 것 아닐까요.”

안스네스가 연주 횟수를 줄이는 것은 몇 년 뒤로 미뤄야 하지 싶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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