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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컴퓨터, 사고뭉치인가 보석상자인가

오늘날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 있다. 컴퓨터라는 요술상자다. 모든 사람이 요술상자를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으면 부모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굶겨 죽여도 모를까. 과연 무엇부터 잘못 되었기에 IT 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컴퓨터로 인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일까.

그동안 정부는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에만 신경 쓰고 누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컴퓨터는 인간의 인격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접하는 요술상자다. 아무리 좋은 요술상자라도 그 안에 무엇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최소한 알려 줬어야 했다.

정부의 무관심으로 개인용 PC가 대중화하고 PC방이 성업한 지 이제 겨우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너무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청소년 대부분은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왜 이렇게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컴퓨터 게임에 미치는 것일까. 다른 취미생활보다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이 좋아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대 사회 환경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게 하는 것인지, 그 이유는 현 시점에서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컴퓨터라는 요술상자는 인터넷 게임과 채팅만을 위해 활용되는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와서 컴퓨터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 게임이나 채팅, 인터넷 쇼핑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는가. 기성 세대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하지만 우리 자녀에게만은 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의 학부모들은 컴퓨터를 많이 접하지 않은 세대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컴퓨터 교육을 시키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교는 어떠한가. 초등학교의 컴퓨터 시간은 게임이나 채팅을 하도록 방치해 두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정규 과목도 아닌 실정이다. 이런 교육 현실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초·중등 학생부터 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컴퓨터는 인터넷 게임을 하는 요술상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필요한 도구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초·중등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만 가능하다.

정부가 컴퓨터 교육을 방치한다면 더 큰 재앙이 생길 수 있다. 이미 중독된 환자를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중독되기 전에 예방하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컴퓨터가 사고뭉치가 아닌 보석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김재현 성균관대 교수·컴퓨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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