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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후손의 장래, 과학기술 투자가 좌우한다

우리나라가 전후(戰後) 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번영과 높아진 국가 위상 또한 우리 위 세대의 투자가 결실을 이룬 것이 아닐까.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부문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과 더불어 과학자 우대 정책을 실시했다. 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하면서 소속 연구원들의 높은 봉급이 문제가 되자 당시 대통령이 자신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을 흔쾌히 용인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과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남달랐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처우와 조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있던 우수 한국인 과학자들이 애국심 하나로 짐을 싸서 귀국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의 반도체 신화는 이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먼 옛날 얘기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서울의 어느 명문대 화학과 대학원 연구실은 전체 연구 인력의 3분의 1이 외국인 학생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학생들이 금전적 보수와 취업에 매달려 순수 학문을 외면하는 사이 연구실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충원할 수 없어 몽골과 베트남 등 외국인 학생들을 초청했다는 사실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2008년 11월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 초대 관장으로 있으면서 과학관을 방문한 많은 어린이가 여전히 과학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돈이 안 되고 힘들기만 하다’는 이유로 과학과는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우리나라 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도를 57개 주요국 가운데 55위로 평가했다는 소식에 걱정은 배가된다. 이를 학생과 학부모, 세상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김연아 선수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 국민을 열광케 했다. 금메달도 영광스럽지만, 많은 국민은 전용 빙상장 하나 없는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에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세계적 선수가 되었다는 데 더 큰 대견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우리 과학계의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초과학 분야의 저변은 넓지도 않고, 이들이 맘껏 연구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과학자의 신념과 희생만으로는 노벨상 수상의 꿈은 요원한 바람일 수밖에 없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은 대한민국을 기초과학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이 과감하고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맘껏 연구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우리 세대가 우리 후손을 위해 미래의 먹을거리를 만들어주는 중차대한 프로젝트다. 더 이상 표류해서도 늦춰져서도 안 된다. 미국·유럽·일본 등 우리를 앞선 과학 선진국들은 기초 원천기술 개발과 인재 유치 경쟁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제가 순항할 수 있도록 관심과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장기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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