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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상보육’만으론 저출산 해결 턱도 없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저출산 해결 7대 공약’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2012년까지 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전 가구에 보육료를 전액 지원한다는 내용이 집중포화 대상이다. 야당 측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이 좋아지자 여당이 무상보육으로 물타기를 하려 한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무상급식이 재정 여건을 고려치 않은 포퓰리즘 공약이라면 무상보육 역시 매한가지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우리는 여당 측 공약이 이 같은 비난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당면한 최대 위기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 자체는 적절하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당 자녀 수)이 1.15명으로 전년(1.19)보다 더 떨어져 세계 최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혼 부부들이 내세우는 출산 기피의 가장 큰 이유가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이란 점을 고려하면 보육료 지원 확대가 다소 도움이 되긴 할 터다. 현재 소득 하위 50% 가정에 전액 지원, 50~70% 가정에 부분 지원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연간 1조6300억원이다. 여당 공약대로 70%의 가정에 전액 지원하려면 56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적잖은 금액이지만 보육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는 돼야 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이나 선진국 수준엔 여전히 못 미친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해법도 다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육료 지원 확대만으론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단 얘기다. 다른 부문은 차치하고 보육만 놓고 봐도 경제적 부담 외에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불만 역시 팽배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실제로 영·유아 274만 명 중 41%가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 시설 수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여건이 안 맞아서다. 정부가 보육료 지원을 아무리 늘려도 시설 이용자만 대상이므로 이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워킹맘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면 영아(0~2세)까지 맡길 수 있고, 야간과 주말에도 문을 여는 맞춤형 보육시설을 더욱 늘려야 한다. 또 전체의 5.5%에 불과한 국·공립 보육시설도 대폭 확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간 시설보다 값싸고 질도 좋은 국·공립 시설에 아이를 맡기기 위해 임산부 때부터 줄 서는 사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고만고만한 민간 시설들의 수준을 높이는 획기적인 정책도 마련돼야 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는 사회적 인프라의 조성도 소홀해선 안 된다. 여당이 7대 공약에 남성의 출산휴가를 현행 무급 3일에서 유급 5일로 늘리는 방안을 포함시킨 건 그런 점에서 바람직하다. 출산과 양육의 짐이 오로지 여성에게만 지워진 것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남성의 출산휴가든 육아휴직이든 법으로 보장돼 있어도 실제 활용률은 저조한 만큼 기업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큰 숙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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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