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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무소유'후폭풍

몇 년 전 종교 담당 기자 시절 해인사를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상적인 플래카드를 봤습니다. “산에 쓰레기를 버리려는 그 마음을 버립시다.”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가 아니었습니다. 때로 뻔뻔해지고 때로 무심해지는 제 마음 한구석을 정곡으로 찌르는, 그래서 저를 다시 여미게 되는 그런 문구였습니다.

법정 스님의 11일 입적 소식에 옛날에 느꼈던 단상의 편린이 떠오른 것은 스님이 그릇된 마음, 탐욕의 마음을 버리라는 지적을 한 평생 해 오신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님이 돌아가신 뒤 전국 서점은 스님의 책을 찾는 독자들로 인산인해랍니다.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더 늘었다죠. 이번 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니(11면 참조) 1위부터 8위까지가 모두 스님의 책이군요.

말씀에 허기진 이 땅의 중생이 이렇게 많았던가요. 이들이 모두 열심히 스님의 책을 찾아 읽고 있으니, 앞으로 이 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정말 궁금해집니다. 스님이 ‘말빚’으로 느꼈다는 그 모든 글귀가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또 시원하게 비울 수 있다면 스님도 아마 극락에서 환히 웃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의 말씀을 하나 적어 봅니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물소리 바람소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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