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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선 백남준 정신 제대로 보여 줘야죠”

영국의 테이트 갤러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근현대미술관으로 꼽힌다. 1897년 개관한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을 비롯해 현대 미술의 본산지로 자리매김한 런던 테이트 모던(2000년), 영국 남쪽의 테이트 아이브스(1993년)와 북쪽의 테이트 리버풀(1988년)이라는 4개 미술관 네트워킹 체제다. 명색이 국립이지만 정부 지원금은 예산의 4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자체 기획과 사업을 통해 충당한다.

백남준 회고전 기획한 영국 테이트 미술관 유일의 동양인 큐레이터 이숙경

테이트 갤러리를 움직이는 힘은 60여 명의 큐레이터에게서 나온다. 그중에 한국인 이숙경(41·테이트 리버풀ㆍ사진)씨가 있다. 백인 중심, 서구 중심 조직에서 유일한 동양인 큐레이터다. 홍익대 예술학과 출신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5년간 학예연구사로 일하다 1998년 영국으로 건너가 시티대에서 석사, 에섹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트 카운실에서 큐레이터 펠로십으로 일하다 2007년 10월 테이트에 입성했다. 아시아 작품의 구입을 결정하는 아시아·태평양위원회의 담당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임기가 없는 종신제, 큐레이터에 대한 신뢰, 철저하게 보장되는 기획의 독립성과 자율성, 그에 대한 책임과 치열한 경쟁이 오늘의 테이트를 만들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는 요즘 신이 나 있다. 자신이 기획한 ‘백남준 회고전’의 연말 전시(12월 17일~2011년 3월 13일 테이트 리버풀)를 앞두고서다. 아시아 작가 회고전으로서는 처음이다. 작고 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올여름 피카소전(5월 21일~8월 30일)에 맞먹는 테이트 리버풀의 겨울 블록버스터 전시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영국에서는 1989년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한 번 열렸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여 주기엔 부족했죠.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잘 알지만 대중은 아직 백남준을 잘 모릅니다. 2년간 준비한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이 백남준을 20세기의 가장 혁신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만들었는지 보여 줄 생각입니다.”

보통 기획에서 확정까지 수많은 회의와 단계가 필요하지만 그의 ‘첫 기획’은 별 어려움 없이 통과됐다. 그는 “기획서를 낼 때 ‘왜 테이트인가’ ‘왜 지금인가’라는 부분에 공을 들여야 한다”며 “음악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시각으로 다가간 점이 새롭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팔라스트 뮤지엄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전시에는 그의 초기작을 중심으로 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달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TV’를 비롯해 ‘TV 가든’ ‘TV 붓다’ 등 설치작품이 50여 점, 포스터 등 자료가 20여 점이다.

“백남준 선생은 ‘마르셀 뒤샹이 모든 문을 열었는데 딱 하나 열지 못한 게 비디오’라고 하셨죠. 미술계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과학기술에 눈을 돌린 거죠. 창조적으로 실험하고 도전했던 그의 정신을 부각하고 싶습니다. 아직 우리에겐 그만한 작가가 없거든요.”

그는 최근 테이트 갤러리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퍼블릭 액세스’ 향상, 즉 대중의 미술관 친화정책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미술관에 자주 오도록 할 것인가. 그게 가장 고민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관 경험이죠. 일단 와 봐야 다시 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연휴 같은 때 보면 어린이나 가족들을 위해 참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요.”

그는 “대중을 위한다고 대중적인(쉬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수준으로 대중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현대미술의 컨셉트를 어떻게 쉽게 설명할 것이냐. 그래서 인터프리테이션 큐레이터가 따로 있어요. 이들은 학교·커뮤니티·패밀리·학술용으로 세분화해 ‘다리’ 역할을 하고 있죠. 소외된 사람들도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영국 사람들, 참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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