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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늘리자” 루스벨트 개혁안과 비슷하지만 …

한나라당의 법원제도 개선안에 대한 사법부의 반발과 관련, 법조계에서는 1930년대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방대법원 개혁안을 추진했던 상황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한나라 법안과 비교해보니

한나라당 개선안과 루스벨트 ‘대법원 구성 계획(Court-Packing Plan)’의 가장 큰 공통점은 대법관 증원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70세 6개월 이상 된 대법관 한 명당 1명씩 대법관을 추가 임명한다’는 게 루스벨트 개혁안의 골자였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으로, 나이 든 사람이 많기 때문에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6명이 늘고 나중에는 그 이상으로도 늘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나라당 개선안 역시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4명으로 크게 늘리도록 하고 있다.



‘법원 장악’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닮은 꼴이다. 루스벨트는 개혁안을 내놓을 당시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뉴딜 정책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 경기를 진작하는 것이 목표였다. 산업부흥법 등을 만들어 정책 추진의 근거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대법원은 주요 정책의 기초가 되는 이들 경제 관련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루스벨트는 대법관 수를 늘려 새로 만들어지는 대법관 자리에 자기의 코드와 맞는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한나라당 개선안에 대해서도 야당 등에서 “현 정부가 대법관 수를 대폭 늘려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심겠다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 ‘편향 판결’ 논란이 불거지자 법원 분위기를 바꾸는 돌파구로 택한 카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관 증원의 구체적인 배경에는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달리 대법관은 상고된 사건 가운데 일부만 골라서 처리한다. 이 때문에 당시 대법관 수 증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대법원에 올라오는 사건이 지나치게 많아 재판 지체 현상이 심각하다는 문제 제기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특히 변호사업계는 시장 확대 차원에서 상고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논란의 전개 과정에서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다 상원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번 경우는 여당의 개선안 발표에 대법원이 반발하고 있다.



결과가 같을지도 미지수다. 루스벨트는 개혁 법안 추진엔 실패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연방대법원이 뉴딜 정책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 루스벨트가 네 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기간 동안 사망 등의 이유로 결원이 생긴 대법관을 자신의 뜻에 따라 채울 수 있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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