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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의 회계 부정, 미 정부는 알고 있었다”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2008년 9월에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의 회계 부정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메릴린치 폭로 … 버냉키 “알지 못했다” 진실게임 양상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메릴린치에서 근무했던 직원의 말을 인용, “리먼의 파산 위기가 표면화되기 이전부터 규제 당국이 리먼의 회계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리먼이 회계 부정을 통해 적자를 감추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 이를 방관해 더 큰 위기로 이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 리먼의 경쟁사였던 메릴린치는 2008년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간부들을 만나 리먼의 회계 부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시 메릴린치는 거래처와 투자자들에게 “왜 리먼보다 유동성이 부족하냐”는 항의를 받고 있었다. 메릴린치는 리먼이 공개한 2008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리먼이 담보로 묶여 있는 자산을 언제든지 시장에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으로 부적절하게 포함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릴린치는 금융당국에 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도 했다고 한다.



전·현직 연준 관리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대형 은행이 경쟁사의 회계 내용을 중앙은행에 전달한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17일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리먼 붕괴 이전에 발생한 회계 부정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FT는 영국의 HSBC도 리먼이 파산하기 수개월 전부터 리먼이 붕괴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리먼 파산을 조사한 안톤 밸러커스 변호사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HSBC는 리먼의 자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리먼에 대한 대출 규모를 ‘0’으로 줄였다. 투자한 돈을 회수하고 혼자만 빠져나간 셈이다.



리먼의 회계 장부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은 건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보고서는 JP모건과 씨티그룹이 리먼에 빌려 준 돈에 대해 추가 담보를 요구한 것이 리먼 붕괴의 결정타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씨티은행은 리먼에 20억 달러(2600억원)의 담보를 요구했다. FT는 또 “JP모건도 리먼 브러더스가 회계 분식에 이용한 ‘환매조건부채권(RP) 105’ 수법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2004년까지 RP 거래를 했다.



리먼 사태를 계기로 기존의 회계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FT는 “금융 거래는 빠르게 진화하는데 회계처리와 이에 대한 규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RP 105=나중에 되팔거나 되살 것을 조건으로 하는 채권 거래를 뜻한다. 105는 105달러짜리 채권을 담보로 100달러의 돈을 빌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리먼은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 후 이를 매각한 것처럼 속여 최대 500억 달러의 부채를 숨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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