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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걸 교수의 공공디자인 클리닉 <20> 터널, 안과 밖의 환경변화 폭 최소화해야

국토의 65%가 산지(山地)인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1064개의 터널이 있습니다. 길이를 합산하면 무려 754㎞에 달합니다(국토해양부, 2008년).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터널 내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공기 질, 소음, 안전, 조명 등의 측면에서 열악한 터널이 많습니다. 공기 질과 소음에 관해서는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각 환경의 개선은 상대적으로 미흡합니다.



차량이 터널로 진입할 때 운전자는 급격한 밝기 변화로 내부의 상황을 정확히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빠져나올 때는 강한 눈부심으로 순간적으로 시야를 잃게 됩니다. 사람의 눈은 빛의 변화에 자동 순응하게 되어 있지만, 차 속도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눈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의왕터널 진입부(왼쪽 위)와 의왕터널 내부(왼쪽 아래). 터널 내부를 노란색으로 처리해 삭막함을 덜게 한 대안(오른쪽).
따라서 터널에 설치된 조명은 일몰, 일출, 흐림, 맑음 등 외부 환경의 밝기 변화에 따라 다단계로 점등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진·출입 구간과 터널의 규정 속도에 맞춰 노면의 휘도를 자동 조절하는 등 과학적인 기술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조명만으로 터널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빨리 달릴수록 운전자는 터널이 실제보다 더 좁게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또 차량 흐름이 느리거나 아예 정지했을 때는 전체 터널 구간에서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없어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디자이너 송지성은 터널의 안과 밖의 환경 변화 폭을 최소화했습니다. 운전자가 폐쇄공간에 들어와 있음을 덜 느끼도록 밝은 노랑 계열의 색채를 벽면에 적용했습니다. 노란색은 흰색만큼 빛에 대한 반사율이 높아 벽면의 휘도를 높입니다. 터널이 실제보다 좁게 보이는 착시현상도 방지합니다. 기존의 콘크리트 천장과 타일 벽면이 주는 삭막함을 덜기 위해 색을 적용하되, 내부로 향할수록 미세한 색상 변화를 주어 진행 감각을 돕습니다. 터널 전체 길이를 구간으로 나누고 남은 거리를 표시함으로써 주행 또는 정체 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게 하여 안정감을 갖게 합니다.



터널은 도로의 연장선이자 실내공간입니다. 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터널은 폐쇄공간에서의 심리적 영향을 고려하고, 내·외부 간의 환경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합니다.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공간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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