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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10시간] 싸이 "뻐긴다 소리 듣기 싫어"

싸이는 '스타와 10시간' 의 역대 주인공 가운데 활동 경력이 가장 짧은 연예인이다.

히트곡 '새' 를 타이틀곡으로 한 데뷔 앨범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 가 나온 게 지난 1월말이니까 앨범 출시를 기준으로 하자면 불과 넉달만에 쟁쟁한 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환경콘서트 등 각종 연합콘서트에서 '새' 를 선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 그때부터 쳐도 10개월이 안됐다.

그는 지금 정상에 서있다. 어찌됐든 현실적으로 한국 대중가수들에게 인기의 척도인 지상파 방송3사의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지난주를 기점으로 완전히 정상에 올랐다.

3주 전부터 '에이 요' 의 지누션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정상을 다투던 MBC의 생방송 음악캠프에서는 지난주 지누션.샤크라를 누르고 1위에 올랐으며, KBS의 뮤직뱅크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SBS 인기가요에서는 샤크라와 1위를 다투고 있다.

방송3사의 오락프로그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를 출연시키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종합일간지의 여러 칼럼에서는 인기 요인을 분석하며 그를 칭찬하고 있다.

29일 아침 SBS 등촌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싸이는 다소 지쳐보였다. 살도 빠져 있었다. SBS '인기가요' 는 생방송. 오후 4시부터 시작이다. 그의 리허설은 오후 2시부터였다. '인기가요' 에서 처음 1등에 도전하는 그는 오전 10시부터 방송국에 나와 객석에서 다른 가수들의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데뷔 당시 순위프로그램 10등 안에만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

데뷔 직후인 지난 2월초 만났을 때, 그는 넘치는 끼를 어쩌지 못하는 '에너지 덩어리' 였다. 두달여 지난 지금 그는 좋게 말하자면 상당히 차분해져 있었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요. 지난주엔 모두 합쳐 열일곱건의 스케줄이 잡혀 있던 날도 있더군요. '인기 좀 얻었다고 뻐기는거냐' 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웬만하면 모두 응합니다. "

싸이의 최대 매력은 지나칠 정도의 솔직.소탈함이다. 얼마전엔 인터뷰하러 온 리포터의 웃옷으로 얼굴의 땀을 닦는 모습도 방송됐다. 반면 한 네티즌 여론 조사에서는 '가장 지적인 연예인' 으로 뽑히기도 했다. 모순이라면 모순이다.

"지적인 연예인요□ 사람들이 정확하게 본 거죠. 하하하. 사실 보스턴 버클리 음대 출신 선배들이 그동안 음악적으로 좀 권위주의적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모든 행동을 편하게 하는 가수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재밌어 한 거 아닐까요. "

그는 현재 보스턴 버클리 음대 4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이다.

"음악적으로 많이 배웠냐구요□ 에이, 배우긴요 뭘. 학점도 일본어니 뭐니 그런 걸로 땄는데. "

역시 솔직하다. 방송국은 언제나 사람들로 너무 북적댄다. 조용한 곳을 찾아 분장실로 옮겼다. 머리를 만지고 있는 여성 4인조 백댄서팀에게 농담을 건다.

"학벌 이야기 지겨워요. 물론 버클리 출신이라는 점이 홍보에 도움을 준 게 사실이지만. 누가 인터넷에도 올리고 그랬던데, 그 학교 입학이 어려운 것도 사실 아니구요. "

'싸이…' 는 지금까지 약 13만장 정도 팔렸다.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앨범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다. 편집앨범만 팔려나가는 요즘 시장 상황 탓도 있지만 '새' 가 감상용이 아닌 탓도 있을 것이다.

"다음주부터 후속곡 '끝' 이 나갑니다. 중간 템포의 '듣는 음악' 이니까 음반 판매도 좀 탄력이 붙지 않을까요. 그리고 가을께 2집을 냅니다. 스무곡을 넣을 건데요, 1집과 달리 대부분을 다른 이들로부터 곡을 받을 작정입니다. "

싸이는 내년에 군대에 가겠다고 했다. 방위산업체 근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4년 정도 더 음악 활동을 한 뒤 1년간 세계 여행을 하고 그 다음엔 영상 관련 공부를 할 계획이다.

어쩌면 싸이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가 말하는 '성공' 이 어떤 것인지, 뮤지션이라면 그에 따라 치러야 할 대가는 어떤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철저하게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요순위.오락프로그램의 요구에 활동의 중심을 맞추고, 그로 인해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하고. 반면 '음악을 듣거나 연구할 시간이 없는 게 제일 힘든' 상황을 맞게 되고, 전곡 작사.작곡.프로듀싱이라는 뮤지션으로서의 자부심은 일정 부분 접은 채 외부 프로듀싱 시스템에 의존하게 되고….

"순위 프로그램 1등이 기분 좋은 건 '싸이가 만든 노래가 1등을 했다' 는 사실 때문" 이라는 음악적 자부심을 2집, 3집에서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글=최재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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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