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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 잎 모두 따버리면 꽃이 필까? 안 필까?

# 개화 호르몬은 잎에 숨어



꽃샘추위에도 피는 꽃망울 … 개화(開花)의 신비

1930년대 러시아 식물학자 미하일 사일라얀은 개화 호르몬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 이름을 화성소(플로리젠: florigen)라고 붙여놨다. 그러나 그 모습은 80년 넘게 드러나지 않았다. 마치 신화 속의 호르몬 같았다. 이 때문에 개화 호르몬을 ‘빅풋(bigfoot: 미국 북서부 깊은 산 속에 산다는 전설의 거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다 2007년 플로리젠이 아주 작은 단백질이라는 사실이 이스라엘과 독일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잎에서 만들어져 수액관을 타고 꽃망울을 만드는 가지 곳곳으로 퍼져 간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 아울러 화초의 잎을 모두 따버리면 꽃이 피지 않는다는 사실과 꽃이 핀 식물의 잎 하나를 꽃이 필 시기가 아닌 다른 식물에 접목시키기만 해도 그 식물에서 꽃이 피는 현상도 확인했다. 잎이 개화의 사령탑 노릇을 한 것이다.



대표적인 실험은 이렇다. ‘메릴랜드매머드 담배’는 겨울처럼 낮이 짧을 때 꽃이 핀다. 여름에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런데 여름에 한창 꽃이 핀 토마토 잎 하나를 따 담배에 접붙였다. 그러자 담배에 꽃이 피었다. 개화 호르몬이 밤낮의 길이도, 계절도, 식물의 종(種) 간 벽도 뛰어넘어 ‘마술’을 부린 것이다.



# 개나리와 목련도 잎이 먼저



개나리와 목련은 봄이 돼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정답은 ‘아니다’다. 이들의 꽃눈은 전년 가을에 잎이 떨어지기 전에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꽃이 잎보다 한참 늦게 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개화에 필요한 온도 때문에 생긴다. 겨울처럼 장기간 저온 상태를 거쳐야 꽃을 피우는 특성 때문이다. 이렇게 일정 기간 추운 날씨를 필요로 하는 것을 ‘춘화(春化)’라고 한다. 인위적으로 저온 처치를 하면 ‘춘화처리’, 겨울을 거치는 등의 방법으로 자연스레 되는 것을 ‘자연춘화’라고 한다. 춘화 과정이 필요한 식물이 그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꽃을 피울 수 없다. 가을에 파종하는 보리의 경우 겨울을 거치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도, 이삭을 맺지도 못한다. 튤립이나 백합도 추운 겨울을 견뎌야 아름다운 꽃을 선보일 수 있다.





# 낮의 길이와 기온이 개화에 영향



개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다. 낮의 길이에 영향을 받는 식물의 경우 장일(長日)식물, 단일(短日)식물로 구분한다. 낮의 길이와는 상관없는 중일(中日) 식물도 있고, 온도에 영향을 받는 식물도 있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 개화 호르몬이 작용해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환경이 바뀌는 것을 감지하면 개화 호르몬이 나와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이다.



코스모스와 국화는 서늘한 가을이 돼야 꽃이 핀다. 이는 날씨가 서늘해져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다. 낮의 길이가 짧아져서다. 그래서 단일식물이라고 한다. 봄 호밀은 낮의 길이가 길어질 때는 일곱 번째 잎이 나와야 꽃을 피우고, 겨울 호밀은 낮의 길이와 상관없이 스물두 번째 잎이 나오면 개화한다.



산림과학원의 김선희 박사는 “식물마다 1년 주기를 인식하는 ‘생체시계’를 지녔다. 개화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는 목본 식물보다는 초본 식물이 쉽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목본·초본 식물=목본 식물은 나무, 초본 식물은 풀이라고 보면 된다. 전자는 땅 위에 줄기가 있고 목질 부분이 발달한다. 목본류는 다년생이지만 초본류는 대부분 땅 위 줄기 부분이 1년 또는 2년에 말라 죽고 이듬해 다시 싹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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