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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딛고 선 기업들 <4> 모두투어

위기는 기업의 이름이나 번지수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고 합니다. 많은 기업이 주저앉지만, 바닥에서 탈출해 재기에 성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여느 기업이라면 쓰러졌을 호된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을 계속하며 일자리를 늘리는 ‘턴어라운드’ 기업들입니다.



그들은 곳간 보여주는 사장님을 믿었다

본지는 ‘턴어라운드’ 기업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는지를 분석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설 힘의 원천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최고경영자의 육성을 통해 담아내겠습니다. 또 이들의 성장성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도 곁들입니다.



설을 열흘가량 앞둔 올 2월 2일. 여행사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의 사내 게시판에는 ‘감사하고 힘이 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눈물 납니다. 2009년 너무 힘들었습니다. 30만원이란 액수보다 희망이라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하네요.”(작성자: 감동짱)



“설마했지만 정말 여비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작성자: 열심열심)



이날은 모두투어가 750여 명 전 임직원에게 일괄적으로 30만원씩 설 귀성 여비를 준다고 발표한 날이었다. 올해 설 귀성 여비 지급은 의미가 남달랐다. 모두투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하반기 이후 지난해까지 무급휴가·임금삭감 등 강도 높은 비상경영을 했다. 생존을 위해서였다. 30만원은 ‘살아남았고, 다시 전성기를 꿈꾼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 같은 ‘사건’이었다.



1989년 3월 직원 16명의 ‘국일여행사’로 출발한 모두투어는 당시 여행자유화 조치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엔 직원이 170여 명으로 늘었다. 외환위기로 한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넘기고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05년 회사 이름을 ‘모두투어네트워크’로 바꿨고 기업을 공개했다. 2007년엔 직원이 720명으로 늘었다.



◆정점에서 위기로=2007년은 최고의 해였다. 해외 송출 여행객이 전년보다 30여만 명 늘어난 93만 명에 매출은 994억원으로 50% 정도 늘었다. 영업이익도 크게 뛰었다. 2008년 전망도 밝았다. 회사를 더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여행시장 환경은 급격히 나빠졌다. 원화가치가 달러당 1500원대까지 떨어져 해외여행 고객이 뚝 끊겼다. 불황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설상가상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번지면서 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한 직원은 “출근하면 전날 계약이 얼마나 취소됐는지 보는 게 두려웠다”고 말했다.



엄정화·엄태웅·김윤석 등 여행사로선 파격적인 모델을 채용해 만든 광고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2008년 해외 송출객은 85만 명으로 줄었고 2009년엔 67만 명으로 더 줄었다. 매출·영업이익 역시 줄었다. 증권가에선 ‘모두투어가 위태롭다’는 소문마저 돌았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2008년 9월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과장급 이상 간부 임금을 직급에 따라 30~50%씩 줄였다. 2009년부터는 임금 삭감을 전 직원으로 확대해 급여를 평균 30% 깎았다. 핵심 인력 200여 명을 제외한 전 직원을 3개 조로 나눠 한 달씩 무급휴가를 보냈다. 임원도 ‘무급휴가’를 했지만 대부분 사무실에 나와 일했다. 법인카드 사용도 전면 중단했다. 사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2분기에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꿨다. 하루 6시간 반만 근무하며 그만큼 급여를 줄였다. 3분기는 전통적으로 여행업계의 성수기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여행시장도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출퇴근 시간을 정상화했고 급여도 제대로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8월 유명 연예인의 아들이 신종 플루로 숨지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근무시간도 줄였다.



그러면서도 경영진은 “강제적인 인원 감축은 없다”며 “비상경영 계획을 받아들여달라”고 호소했다. 홍기정 사장은 “노조가 흔쾌히 비상경영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안병성 노조위원장은 “임원부터 솔선수범했고 회사 사정을 잘 알기에 별 논란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창립기념일에는 임원들이 모은 돈으로 그릇세트를 사 직원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어려워도 사업다각화 지속=비상경영 속에서도 시장 확대·사업 다각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자회사인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을 통해 인바운드 사업(해외 여행객을 국내로 유치하는 사업)을 강화했다. 국내 여행객을 상대로 한 호텔예약전문회사(모두투어에이치앤디)를 세워 국내 여행에도 신경을 썼다. 지난해 초에는 신세계 이마트에 모두투어 상품 판매 부스를 만드는 등 어려운 중에도 판매망을 확대하는 모험을 했다.



지난해 11월을 고비로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급여를 정상화하고, 사업을 더 확장했다. 올 초까지 21개 이마트 매장에 부스를 만들었다. 지난해 9월 4만300명까지 줄었던 해외 송출 여행객은 11월 5만2000명, 12월 7만3000명, 올 1월 9만7000명으로 늘었다. 인바운드 사업도 자리를 잡아가 지난해 5만7000여 명의 해외관광객을 유치했다. 국내 15위 안팎에 머물던 인바운드 사업 순위가 5~6위권으로 올라갔다. 지난해 말에는 한 해 동안 깎았던 임금을 직원들에게 모두 돌려줬다. 올해는 해외 송출 여행객이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89만 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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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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