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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투자 달인 코언, 그가 실내 21도를 고집하는 까닭은 …

지난 1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베어 레이크스 골프장. 엄격한 자격 요건과 수십만 달러의 연회비 덕분에 ‘명품 골프장’으로 통하는 이곳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12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헤지펀드 SAC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스티븐 코언(53·사진)이 24명의 투자자를 초청해 골프 경기를 하고 있었던 것.



코언은 18년 동안 연 평균 30%의 수익률을 낸 헤지펀드계의 거물이다. SAC가 손실을 본 것은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8년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그런 그가 투자자들을 초청해 골프를 즐긴 것이다.



월간 블룸버그 4월호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코언의 투자 기법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도했다. 코언이 투자자들을 골프장에 초청한 이유는 투자 유치 전략의 하나다. 그동안 코언은 비즈니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을 써 왔다. 높은 수익만 창출하면 쉽게 돈을 빌려 주겠다는 월가의 대형 은행과 투자자들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버나드 매도프가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 사기극을 벌여 구속된 이후 미국 금융시장에서 신비주의가 통하지 않게 됐다. 코언은 이런 투자자들의 바뀐 성향을 재빠르게 읽고 대처했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던 코언은 괴짜형 천재로 여겨져 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을 1978년에 졸업하고 그런틀 앤드 컴퍼니에 입사한 첫날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해 얼마 안 돼 하루 1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표 트레이더로 성장했고, 92년 자기 이름을 딴 SAC라는 회사를 차리게 된다. 그런 까닭에 뛰어난 직관에 따라 움직이는, 운 좋은 천재로 그를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노력파에 가깝다. 그는 13세에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신문을 보다가 주식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와튼스쿨 재학 시절엔 상당 시간을 증권사에서 보냈다. 그의 친구는 “그때부터 코언은 주식의 가격과 거래량을 보고 주식 동향을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회상했다. ‘준비된 행운’이었다는 얘기다.



그가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분석하는 데는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돼 있었기 때문이다. 비싼 정보 제공료를 내고 월가의 최신 정보들을 입수해 분석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한 달 전 대부분의 운용자산을 증시에서 빼 손실을 최소화했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2008년에 그의 장기인 단기 매매를 이용해 손실을 만회했고, 이는 더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그의 열성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주말에도 직원들에게 분석보고서를 작성하게 한다. 기습 질문을 해 직원들이 대답하지 못하면 “할 줄 아는 게 뭐냐”며 불호령을 내린다. 수익률이 낮은 직원들은 바로 해고한다. 그는 회사 내부 온도를 섭씨 21도로 유지한다. 직원들이 졸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코언의 삶은 ‘의외성’의 연속이다. 그는 1480만 달러(약 168억원)짜리 초호화 주택에 살고 있다. 예술작품 수집광으로 앤디 워홀과 피카소 등의 고가 작품을 사무실에 걸어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소더비에 전시한 20점의 작품 가치만 4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도 그는 평소 청바지에 스웨터 차림으로 출근한다.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과감히 자르는 것으로 악명 높은 그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스티븐 알렉산드라 코언 재단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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