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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14번째 앨범 ‘스타더스트’ 낸 이상은

이상은은 “6월부터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전국 투어를 하겠다. 후배들이 예능프로에 나가지 않아도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정현 기자]
그는 목이 잔뜩 잠긴 상태였다. 마른침을 부지런히 삼켜내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목감기라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는 이번에도 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을 향해 치열하게 내달렸다. 늘 그랬듯 제 모든 걸 쏟아 부었고, 모든 게 매듭지어졌을 때 몸이 무너졌다. 



날 선 전자음으로 빚다 … 낯선 공간 뉴욕의 느낌

가수 이상은(40)이 열네 번째 앨범 ‘스타더스트(Stardust)’를 들고 돌아왔다. 이태하고도 다섯 달만이다. 습관처럼 여행을 다니는 탓일까. 이번 음반은 낯선 공간을 탐색하듯 몽환적인 음악으로 빼곡하다. 스스로 “디지털 풍경화”라고 부를 만큼 뾰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독립 레이블을 달고서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모두 홀로 소화해낸 첫 앨범이기도 하다.



“컴퓨터가 음악을 짓는 도구로서도 매우 유용하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전자음 특유의 사운드가 도시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냈죠.”



그에게 음악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20년이 넘도록 고집스레 음악 기둥을 붙들고 있는 것도 음악만이 줄 수 있는 해방감을 맛본 탓이란다.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받으며 요란하게 데뷔했던 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뮤지션이 아닌 연예인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해졌다. 이년 만에 모든 걸 정리했고, 미술 공부를 하겠다며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내 음악을 직접 만들지 않으면 오래도록 음악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한 명의 창작자로 살아가기 위해 그림도 익혔죠. 제 인생과 음악이 일치되는 아티스트를 꿈꿨는데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아 감사하죠.”



뉴욕은 갓 스물이 된 이상은에게 예술적 영감을 잔뜩 불어넣었던 도시다. 미술 학도로 살던 91년 3집 ‘더딘 하루’가 만들어졌고, 대중에게‘ 아티스트 이상은’의 이름을 아로새긴 노래 ‘언젠가는’이 녹음된 곳이다. 이번 앨범도 뉴욕에서 작업했다. 윌리엄스 버그의 아파트와 허드슨 강변의 스튜디오를 오가며 21세기 도시 이미지를 떠올렸고, 그 이미지의 파편이 앨범 곳곳에 촘촘히 박혔다.



“뉴욕에 가면 새로운 걸 많이 흡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 곡 작업할 때 몰입이 더 잘 되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의 말마따나 이번 뉴욕 행에서도 “많은 쇼크를 받은”듯했다. 멜로디 라인에 웅웅 대는 진동음이 포개진 타이틀 ‘섬씽 인 디 에어(Something in the Air)’는 차라리 점잖은 편이다. 네 번째 트랙 ‘스타더스트(Stardust)’에 이르면 CD가 튀는 듯한 소음이 들리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의 우연한 노이즈(noise)마저 음악으로 끌어들였다. ‘코스믹 노마드(Cosmic Nomad)’ 등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몰아치는 독특한 음색의 곡들도 많다.



“독립 레이블로 앨범을 내기로 하면서 마음껏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어요.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바꾸는 일을 즐겁게 했죠.”



이상은은 그간 미술을 익혀 그림을 그렸고, 여행을 다니며 글을 썼고, 디지털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예술의 꼴은 결국 음악으로 수렴되곤 한다. 이번 앨범엔 특히 ‘사과색 매니큐어, 파랑 플랑크톤’ 등 강렬한 이미지가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미지에 민감한 화가 이상은의 감성이 접목된 지점이다.



“EBS 라디오 ‘세계음악기행’을 진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의 음악을 들었고, 에세이를 쓰면서는 가사 연습이 된 것 같아요. 모두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훈련이죠.”



그는 이번 앨범에 ‘스타더스트(Stardust)’란 제목을 붙였다. 우주에 있는 작은 별 무리를 뜻한다. 미지의 공간을 뜻하는 이 말은 아티스트 이상은이 열어젖힌 새로운 음악 세계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듯하다. 참, ‘stardust’란 말은 ‘천부적인 재능이 뿜어내는 매력’이란 뜻으로도 쓰인단다. 이래저래 그에게 마침맞은 말이 아닐 수 없다.



글=정강현·박정언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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