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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법부와 정당·입법부 간 기싸움이어선 안 된다

법원행정처장이 어제 입법부 주도로 이뤄지는 사법제도 개선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법제도 개선은 사법부가 주체가 돼야 하고, 삼권분립 원칙과 헌법이 보장한 사법부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법관 임용 제도를 고쳐야 한다거나 대법관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등 국회 차원의 활동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민주주의에 권력의 분립(分立)과 정립(定立)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법원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사실 한나라당은 지난 1월부터 독자적인 개선안을 발표하며 사법제도 개혁에 독주해 온 느낌이 있다. 경력법관제를 도입하고 유무죄와 양형 기준 시정책을 마련하며, 입법도 올 6월 국회에서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최근에는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4명으로 늘리고, 이 중 8명을 법관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임명하도록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비록 법조 출신 의원들이 있지만, 사법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법부도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단독 판사들의 잇따른 독단 판결과 들쭉날쭉한 양형으로 사법 불신이 심화되고, 법원 내 사조직이 물의를 빚는데도 이렇다 할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작 지방법원에 재정합의부를 신설한다거나 대법 윤리위가 단체활동에 대한 권고의견을 냈을 뿐이다. 만연한 사법 불신을 해소할 구체적이고도 종합적인 청사진은 찾아볼 수 없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다. 따라서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적 개선 요구를 담아낼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우선은 사법부가 스스로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건강한 삼권분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사법부도 권위의식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귀를 열어야 한다. 설령 불만스럽더라도 옳은 지적이나 대안이라면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입법부나 사법부 모두 서로 존중해 가며 제도개혁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자칫 권력기관 간 기세싸움으로 확대되면 곤란하다. 사법개혁의 목표는 법 신뢰 회복과 건강한 법치주의 구현이며 이를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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