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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몰입교육’ 계원예중에 가보니 …


“Anything you can see change the form.Because…(여러분이 보는 모든 사물은 모양이 변합니다. 왜냐하면…)”
“Eye point!(시점 때문입니다!)” “Good job.(아주 잘했어요.)”

언뜻 보면 일반 학교의 영어회화 수업시간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미술 시간이다. 지난8일 오전 11시 계원예술학교 미술실습B실에선 김향남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근’ ‘투시’에관한 이론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었다. “이 컵을 볼 때 시점이 아래쪽이면 컵의 밑면이 보입니다. 그려보면 컵의 받침면이 둥글게 표현되겠죠. 이걸 투시기법이라고 해요. 각자 4가지 시점에 따른 컵의 모양을 그려보세요.”김 교사의 설명이 끝나자 학생들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여느 미술 기초 이론수업과 똑같지만, 이 모든 수업 과정이 영어로 진행됐다. 김교사는 “어려운 전문용어나 세세한 기술을 얘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개교한 계원예술학교는 예술계 중학교로는 국내 최초로 국어·국사를 제외한 전 과목 영어몰입교육을 시작했다. 글로벌 예술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영어몰입교육을 시작한 계원예술학교는 현재 전체 수업의 80% 정도가 영어로 진행된다. 장선화 교감은 “3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왔지만 예술을 하는 학생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 영어라는 것을 알았다”며 “어차피 해외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많은 시점에서 우리 학교의 영어몰입교육은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같은 재단인 계원예술고에서 미술을 가르쳤던 장 교감은 영어 실력이 부족해 해외 유학길이 가로막히는 제자들을 보고 영어몰입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해외 유명 대학에서 우리 학교로 시찰을 나와 학생들의 실력을 보더니 ‘원더풀’을 연발하더군요. ‘당장 우리 학교에 보내라’ ‘실기시험을 면제해 주겠다’며 흥분하기도 했죠. 하지만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보더니 얼굴이 굳어지는 겁니다. 백남준 선생을 보세요. 자신의 예술세계를 영어로 설명할 줄 알아야 글로벌 예술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 학교 142명(미술·음악 각 61명, 무용20명)의 신입생들은 4개 반으로 나뉘어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는다. 해당 과목은 국어·국사를 제외하고 수학·과학·사회 등 정규 공통 과목 전체다. 학교측은 사실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사전 공지 없이 학생들을 선발했었다. 그래서 성공에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전형과정에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전혀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형요소로 영어 인증시험 점수에 따른 가산점이 있었지만, 100점 만점 중 5점으로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겨울방학 때 4주간의 예비학교를 거치면서 예정대로 영어 몰입교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영어 실력이 뒤쳐지는 학생들을 위해 어학 코스를 겸한 방과후 학교를 진행한다는 대안도 마련했다.

교사진은 이미 사전에 철저히 영어 실력을 검증해 선발했다. 현재 일부 외부 강사를 제외하고 전 교사가 영어만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무용을 가르치고 있는 최은영 교사는 “영어수업은 3배 이상의 수업 준비가 필요해 부담이 있긴 하다. 하지만 제자들이 나처럼 유학 중 영어로 고생했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중학교에 1년간 다니다 이 학교에 입학한 문혜정양은 “합격하고 난 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아직은 수업을 따라가기 쉽지 않지만 보충수업도 있고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배려해 주셔서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이병헌군은 “걱정했던 것보다 영어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개인 레슨도 받을 수 있고 마음껏 연습도 할 수 있어 학교 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계원예술학교는 매일(수요일 제외) 오후 8시까지 수준별 방과후 수업을 진행한다. 정규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지체되는 진도를 따라잡기 위한 것이다. 김명규 교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영어 수업 부담감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100% 영어몰입교육은 어린 예술가들이 세계로 날아오르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진설명]국어·국사를 제외한 전과목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계원예술학교에서 김향남 교사가 영어로 미술이론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 / 사진설명=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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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