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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현찰과 어음 차이

제7보(68∼78)=언제 물러서고 언제 나아가느냐. 그게 언제나 골치다. 암만 유리해도 너무 추위를 타면 역전된다. 부자 몸조심 식으로 조금씩 늦춰도 그게 쌓이면 덧이 나고 마는 게 승부다. ‘아무리 유리해도 최강수로 목을 친다’는 신조를 가진 조훈현 9단 같은 사람도 있지만 따라 하기는 어렵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건 사실이니까.

지금 흑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실리에서 상당히 앞서 있고 엷은 곳도 거의 없다. 한데 전보의 마지막 수인 흑▲가 오버페이스였다. 추위 타는 게 싫어 멋을 부린 것인데 68과 70을 당하니 실속이 없다. 흑▲는 ‘참고도1’처럼 얼른 살아두는 게 최선이었다. 폼은 안 나지만 이것뿐입니다 하고 살아두면 실리도 짭짤해서 충분했다. 흑▲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수이고 또 71을 노린 수지만, 백이 72로 귀를 차지하며 굳세게 버티자 다음이 없다. ‘참고도2’처럼 돌파해야 얘기가 되는데 백2, 4로 절단 당하면 삶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흑은 73, 75를 얻어내고 타협했지만 귀는 현찰이고 이건 어음이다. 게다가 흑 전체가 미생이니 부도나기 쉬운 어음이다. 추쥔 8단은 76, 78로 양동작전을 구사하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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